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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아프로 사무라이 & 아프로 사무라이 레저렉션 (블루레이, 디렉터스 컷)

울프팩 2011. 12. 11. 00:53

키자키 후미노리 감독의 '아프로 사무라이'(Afro Samurai, 2007년)와 속편격인 '아프로 사무라이 레저렉션'(Afro Samurai Resurrection, 2009년)은 독특한 제목 만큼이나 특이한 저패니메이션이다.
전통적인 사무라이 영화에 힙합 음악이 뒤섞이면서 시대와 국적을 알 수 없는 퓨전 작품이 돼버렸다.

내용은 최고의 검객을 뜻하는 1번 머리띠를 차지하기 위한 사내들의 싸움을 그렸다.
그런데 설정이 독특하다.

우선 주인공 사무라이는 검은 피부의 흑인이고, 악당은 기다란 쌍권총을 휘두른다.
언뜻 보면 일본 전국시대 같은데, 로봇도 등장하고 노인들은 휴대폰과 MP3를 들고 다닌다.

액션도 화끈하다.
앞뒤 안가리고 휘두르는 칼날에 피가 난무하고 신체가 조각난다.

그림의 정교한 맛은 떨어지지만 독특한 선처리의 캐릭터와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기에 적당한 선정성까지 가세해, 한마디로 거침없고 직설적으로 쏘아붙이는 힙합같은 애니메이션이다.

1080p 풀HD의 16 대 9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전편과 속편이 2장의 디스크로 묶어서 나왔다.
근래에 나온 작품답게 샤프니스와 색감이 뛰어나, 전반적으로 화질이 좋다.

돌비트루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도가 우수해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캐릭터 해설, 작곡과정, 게임 제작 배경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아프로 사무라이] 원작은 오카자키 다카시가 1998년 연재했던 만화다. 오카자키는 힙합과 소울 음악을 좋아해 주인공 사무라이를 흑인으로 설정했다.
[아프로 사무라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복수다. 특히 당한 만큼 갚는다는 고전적인 복수원칙이 처절한 폭력으로 묘사됐다.
[아프로 사무라이] 주인공 아프로는 지미 헨드릭스의 얼굴에 농구 선수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무라이다. 키자키 감독은 이를 묘사하기 위해 슬램덩크 DVD를 여러 번 봤단다.
[아프로 사무라이] 총제작자인 배우 사무엘 잭슨은 대본을 보고 자신이 아프로 목소리를 맡겠다고 먼저 제의했다.
[아프로 사무라이] 쌍권총을 휘두르는 악당 저스티스는 원작자가 좋아하는 스파게티웨스턴의 백인 건맨을 흉내냈다. 저스티스의 목소리는 론 펄만이 맡았다.
[아프로 사무라이] 오키쿠와 아프로의 정사 장면은 원래 없었으나, 정사 장면이 없으면 아프로가 게이처럼 보일 것이라는 사무엘의 지적에 따라 추가했다.
[아프로 사무라이] 가장 황당한 캐릭터인 쿠마. 곰인형 머리를 쓰고 다니는 쿠마는 '요짐보'의 미후네 도시로를 모델로 했다.
[아프로 사무라이] 컬러면서도 단색조여서 흑백같은 느낌이다. 이 작품은 철저한 셀 작업으로 만들었다.
[레저렉션] 이 작품은 2009년에 엑스박스360과 PS3용 게임으로도 출시됐다.
[레저렉션] 사무엘 잭슨은 아프로와 닌자닌자 목소리를 모두 연기했다. 닌자닌자는 아프로가 만들어낸 분신같은 상상의 존재다. 닌자닌자를 아프로의 분신으로 정한 것은 사무엘 잭슨 생각이다.
[레저렉션] 닌자닌자는 원작자가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다.
[레저렉션]주인공이 머리띠를 두른 것은 원작자가 좋아했던 스카밴드 트로전스의 리더가 모자에 1번이라고 쓴 띠를 두르고 나온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레저렉션] '매트릭스' '스타워즈' '터미네이터' 등 할리우드의 어지간한 히트코드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설정들이 잔뜩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