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미드웨이(블루레이)

울프팩 2017. 12. 25. 14:58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에게 진주만 기습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를 만회하고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도쿄 공습을 지시했다.


이에 두리틀 중령이 이끄는 미군 폭격기들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해 도쿄를 공습했다.

여기 충격을 받은 일본은 미 항모를 격멸하기 위한 작전을 입안했다.


이 작전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당시 태평양 전역, 즉 태평양 전쟁의 향배를 바꾼 미드웨이 공격이다.

일본 해군의 연합함대 사령장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진주만 기습 당시 미 해군의 항모를 하나도 격침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애통해하며 미 항모를 잡기 위한 작전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1942년 6월4~7일까지 나흘간 벌어진 미드웨이 공격은 야마모토 제독의 미 해군 항모 절멸 작전을 토대로 입안됐다.

태평양 전역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미드웨이 섬을 공략해 미 해군의 항공모함 등 작전반경을 압박하는 것이 목표였다.


공격 전까지 해군력은 일본이 미국을 압도했다.

일본은 4척의 항공모함을 포함해 165척의 군함이 작전에 참가했다.


반면 미국은 항모가 3척뿐이었으며 그중 요크타운은 산호해 해전에서 파손돼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작전의 승패를 가른 것은 첩보전과 우연이라는 이름의 행운이었다.


미 해군 정보국은 일본군의 다음 공격 목표를 알아내기 위해 일종의 덫인 허위정보를 흘렸고 이를 덥석 물게 된 일본군의 무선 암호를 해독해 사전에 미드웨이가 공격 목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덕분에 미 해군은 공격력을 미드웨이 근해에 집결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 운도 따랐다.

일본군은 미드웨이 섬을 공격한 뒤 근처에 미 해군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항모 탑재기의 무장을 어뢰에서 폭탄으로 갈아 끼우는 바람에 공격 시점을 놓쳤다.


또 일본 정찰기들은 미 해군 항모전단을 발견하고도 무전기가 고장나 본대에 알리지 못했다.

결과는 단연 미 해군의 승리였다.


일본은 아카기, 카가, 히류, 소류 등 최정예 항모 4척을 모두 잃고 3,000명이 넘는 병사가 전사했다.

반면 미국은 항모 중에 요크타운 1척만 침몰당하고 전사는 약 300명에 그쳤다.


이후 일본은 항모 전력에서 열세에 놓이면서 사실상 태평양의 제공권 및 제해권을 모두 상실한다.

이는 곧 육상전의 지원 미비로 이어져 결국 일본이 패전으로 치닫는 단초가 됐다.


그런 점에서 미드웨이 작전은 미국에 태평양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었다.

잭 스마이트 감독의 '미드웨이'(Midway, 1976년)는 바로 복잡다단한 미드웨이 작전을 다룬 전쟁영화다.


하지만 전쟁영화라고 하기에는 여러모로 미흡하다.

우선 전투기들의 공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촬영한 기록영상을 차용했고, 일부 장면은 '도라 도라 도라' 등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기존 전쟁영화의 영상을 짜깁기했다.


그 바람에 공중전 장면은 16미리 필름으로 기록된 것을 극영화용 35미리로 바꾸는 바람에 화질이 떨어졌다.

여기에 색조 등 영상 차이를 없애기 위해 촬영 영상마저 일부러 화질을 낮췄다.


그렇다 보니 영상이 어색하고 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찰튼 헤스톤, 제임스 코번, 헨리 폰다, 로버트 밋첨, 미후네 토시로 등 스타 배우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돈이 많이 드는 전쟁 장면을 일부러 축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다분히 흥행코드를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도라 도라 도라'가 충실하고 사실적으로 찍기는 했으나 스타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아 흥행에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 이 작품에 스타 배우들을 대거 기용했다.


덕분에 스타들이 줄줄이 나오기는 하지만 정작 전투 장면이 빈약하고 설명 또한 부족하다.

사건을 연대기적으로 잘 따라가기는 했지만 연거푸 무장을 교체한 사연 등등을 충분히 다루지 않아 미드웨이 작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상황 전개를 따라가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미드웨이 작전을 제대로 다룬 영화가 없어서 나름 의미가 있다.

비록 전투 장면이 어설프기는 하지만 사건 개요를 대략적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스타들의 연기 대결도 볼 만하다.


국내에는 DVD 타이틀만 나와 있으며 블루레이 타이틀은 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블루레이 타이틀로 감상하려면 한글 자막이 들어있지 않은 미국판을 구입해야 한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기록영상들은 화질이 좋지 않으며 필름 손상 흔적까지 보인다.


그러나 따로 촬영한 영상들은 클로즈업 장면에서 디테일과 색감이 좋다.

DTS HD MA 2.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센서라운드 사운드를 충실하게 살렸다.


센서라운드는 서라운드 음향이 개발되기 전 사실적인 음향을 전달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저음이 강조됐다.

그래서 폭발음이 둔중하고 묵직하게 울리며 폭격 장면 등에서 저음이 과도하게 반응한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음향, 음악, 추가 장면 등이 들어 있다.

모두 DVD 타이틀과 동일한 내용들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 군데군데 삽입된 기록영상과 다른 영화에서 가져온 편집 영상들은 화질이 좋지 않다. 초반 두리틀 중령의 폭격 부대 이륙 장면은 '써티 세컨즈 오버 도쿄(도쿄 상공 30초)'라는 영화의 일부 장면을 인용.

헨리 폰다(왼쪽에서 세 번째)가 니미츠 제독을, 제임스 코번은 매독스 대령을 연기. 헨리 폰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 입대해 구축함을 탔으며 종전 당시 중위로 제대했다.

로버트 밋첨은 힘든 역할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드웨이 작전 당시 피부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할시 제독을 맡아 3일 동안 침상에만 누워 있었다. 존 웨인도 할시 제독 역할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

주연을 맡은 찰튼 헤스톤이 연기한 배역은 가상의 인물이다. 찰튼 헤스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군에서 복무했다.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을 연기한 미후네 토시로. 그는 당시 통역을 대동하고 촬영.

대부분의 공중전 장면은 1942년 촬영한 기록영상이다. 미 해군은 제작진이 기록영상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협조했다.

잭 스마이트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군으로 태평양 전역에서 싸웠다. 이 작품 이전에 연출한 '에어포트 75'가 흥행에 성공해 이 작품도 맡게 됐다. 그는 2003년 암으로 사망했다.

음악은 존 윌리엄스가 맡았다.

제작진은 촬영 현장에서 찍은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무비올라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항모 갑판 장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항공모함 렉싱턴호에서 촬영. 렉싱턴호는 멕시코만에서 미 해군의 신참 조종사들을 위한 항모 이착륙 훈련용으로 사용됐다.

일본 함대의 출격 장면은 제작자인 월터 미리쉬 형제가 차린 미리쉬 영화사에서 사들인 일본 영화의 영상들을 이용했다.

미후네 토시로의 영어 대사는 미국 배우 폴 프리스가 더빙했다.

센서라운드 기술은 폭발음의 진동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개발돼 '대지진'에 사용됐다. 폭발음에서 사람들의 청력 손상을 막기 위해 저음에만 적용됐다.

항모 폭발 장면은 축소 모형을 만들어 캐스터 호수에서 촬영.

글렌 포드가 스플로언스 제독을 연기. 수잔 설리반이 연기한 앤과 찰튼 헤스톤의 연애 장면은 최종 상영본에 들어가지 않았다.

미드웨이 (1disc)
Midway (미드웨이) (한글무자막)(Blu-ray) (1976)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레스티지(4K 블루레이)  (4) 2018.01.01
인페르노(블루레이)  (4) 2017.12.28
더티 해리(블루레이)  (4) 2017.12.12
매치스틱맨(블루레이)  (2) 2017.12.09
종횡사해 (블루레이)  (2) 201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