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하워드 감독의 '인페르노'(Inferno, 2016년)는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어 로버트 랭던 교수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원작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댄 브라운이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내용은 인구과잉이 인류에게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일단의 사람들이 벌이는 음모를 다뤘다.
자연스러운 인구 감소가 어려울 것으로 본 문제의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인구를 줄이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이를 알게 된 로버트 랭던 교수가 여기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랭던 시리즈의 특징은 고대 문화나 역사 이야기를 수수께끼에 접목해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지적 즐거움을 주는 데 있다.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댄 브라운이 이를 위해 선택한 열쇠는 단테의 '신곡'이다.
단테가 신곡에 묘사한 장면들이 수수께끼 해결의 열쇠가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버트 랭던 교수는 피렌체, 베니스, 이스탄불을 누비며 모험을 벌인다.
소설도 재미있지만 영화가 소설과 다른 재미를 주는 부분은 바로 영상이다.
소설 속에 묘사한 역사적 장소나 문물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영상의 묘미다.
그만큼 중요한 단서가 되는 단테의 데스마스크, 산 조반니 세례당, 베니스의 산마르코 성당 등을 눈으로 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로버트 랭던 교수의 환각 속에 언뜻언뜻 비치는 단테가 신곡에서 묘사한 지옥도의 풍경도 또 다른 볼거리다.
일부 과학자들은 인구과잉이 질병, 기아, 환경문제 등 모든 문제점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댄 브라운도 이를 심각하게 보고 이 작품을 통해 인구과잉 문제를 다 같이 생각해 보기를 촉구했다.
그런 점에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성공적이라고 본다.
다만 예전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처럼 밀교나 신비주의 색채가 강한 역사적 미스터리를 쫓아가는 재미는 줄었다.
인구과잉이라는 과학적 문제를 신비주의 스토리로 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기호학자인 랭던의 특징이 이전 작품보다는 덜 발휘됐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안내서처럼 펼쳐지는 피렌체와 베니스의 풍광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뛰어나며 색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소리 이동성이 뛰어나 현장감이 잘 살아나고 저음이 묵직하게 울리며 무게 있는 소리가 나온다.
부록은 2장의 디스크에 걸쳐 다양하게 수록됐다.
배역 선정과 감독의 기록, 각각의 캐릭터 분석, 제작 배경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멀리 피렌체의 두오모가 보인다. 조토의 종탑 위치로 봐서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본 영상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다양한 지옥도의 모습이 로버트 랭던의 환각 속에 재현된다. 촬영은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스파이더맨 홈커밍' '애니 기븐 선데이' 등을 찍은 살바토레 토티노가 담당.
피의 강이 흐르는 장면은 설탕을 섞은 가짜 피 9,000리터를 직접 터뜨려 촬영.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톰 행크스가 주인공 랭던 교수 역할을 맡았다.
보티첼리가 그린 단테의 '지옥도'가 사건 해결의 주요한 열쇠가 된다.
피렌체의 피티 궁전 뒤에 조성된 보볼리 정원도 등장. 랭던 교수 일행은 이 곳에서 부온탈렌티 동굴로 피신한다.
피렌체의 상징이자 명물인 베키오 다리도 등장. 초반 추격전이 벌어지는 곳도 베키오 다리다.
피렌체의 베키오 궁전에 걸려 있는 바사리가 그린 마르시아노 전투. 500인의 방에 걸려 있는 이 그림이 사건 해결의 단초가 된다. 하지만 직접 가서 그림을 보면 랭던 교수처럼 그림 속에 '체르카 트로바'라는 글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체르카 트로바는 '구하면 찾으리라'는 뜻.
베키오 궁전의 종탑에서 내려다본 시뇨리아 광장. 랭던 교수의 환각 속 장소로 등장한다.
베키오 궁전 중 한 곳인 지도의 방에서 비밀통로를 찾는 랭던 교수.
베키오 궁전의 500인의 방 장면은 실제 장소에서 촬영.
피렌체의 두오모 앞에 산 조반니 세례당이 보인다. 어린 단테는 세례를 받은 이 곳에서 머리 셋 달린 악마의 그림을 보고 훗날 '신곡'의 지옥편에 활용했다.
단테의 데스마스크. 영화 속에서는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겸 유머 장치의 역할을 하는 일종의 클리셰다.
베니스도 등장. S자를 뒤집은 모양의 대운하가 시를 관통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 론 하워드 감독은 인스타그램을 일종의 제작일지처럼 활용한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나 이미지를 보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고 한다.
막판 문제 해결의 장소로 등장하는 이스탄불.
주인공 일행은 이스탄불의 하기아소피아에서 사건 해결의 마지막 열쇠를 찾는다.
이스탄불의 지하 저수조 장면은 거대한 세트를 만들어 촬영.
댄 브라운은 오래전부터 단테의 신곡을 소재로 삼은 작품을 쓰고 싶어 했다. 론 하워드 감독은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관계를 영화 속 여러 등장인물의 관계에 적용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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