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형제의 '바톤 핑크'(Barton Fink, 1991년)는 공간과 소리가 주는 긴장감이 일품인 영화다.
조엘 코엔이 감독하고 에단 코엔이 제작한 이 작품은 뉴욕에서 잘 나가는 극작가 바톤 핑크(존 터투로)가 할리우드에 초빙돼 영화 대본을 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성을 중시하는 핑크가 흥행을 앞세운 할리우드의 입맞에 맞춘다는 것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얘기다.
결국 날이면 날마다 파지만 만드는 핑크는 창작의 괴로움에 모기 소리에도 반응할 만큼 신경이 곤두선다.
특히 공간이 주는 긴장감은 압권이다.
핑크가 머무는 LA 호텔은 성채를 연상시키는 긴 복도와 수상한 옆방 손님, 알 수 없는 작은 소음들과 방에 걸린 해변의 여인 그림, 천천히 미끄러지듯 일어나는 벽지 등이 어우러져 주인공은 물론이고 관객의 숨통까지 서서히 조여온다.
이 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닫힌 공간과 물릴 수 없는 조건 만이 핑크가 처한 모든 것이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현실일 뿐이다.
그렇기에 탁 트인 바닷가로 나서는 막판 엔딩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싶은 핑크를 따라 관객도 긴장에서 벗어나 절로 숨을 내쉬게 만든다.
작가의 창작욕을 기묘한 호텔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과 연결해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올린 코엔 형제의 연출력이 대단하다.
이 영화는 제 44회 칸영화제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우주연, 감독, 황금종려상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만큼 작품성을 높이 인정받으면서 코엔 형제의 명성을 널리 알렸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시청 기기가 화질 보정을 해주지 않을 경우 영상이 거칠며 지글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DTS-HD 2.0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전방에 사운드가 집중된 편.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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