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 방가

육상효 감독의 영화 '방가 방가'(2010년)는 독특한 코미디다.
'아이언 팜' '달마야 서울가자' 등 육 감독의 전작들이 그렇듯 이 작품도 사회적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과정을 희화화해서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에 그가 고른 소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여기에 요즘 청년 실업 문제를 붙였다.

주인공 방가(김인권)는 취업이 잘 안되다 보니 부탄 사람 행세를 하며 외국인 노동자로 공장에 취업한다.
여기서 영화는 청년실업과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맞부딪친다.

즉 외국인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으로 국내에 들어와 일하면서 일자리를 잠식하는 문제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저임금 취업이 반드시 일자리 잠식과 연계되는 지 짚어봐야 한다.

그들이 하는 일이 사람들이 힘들어 기피하는 3D 업종에 주로 몰려 있기 때문.
그렇기에 육 감독도 청년실업의 주제를 깊이 파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이를 무겁게 가져가지 않고 가벼운 웃음으로 이끌어내 부담없이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한국 청년이 부탄 사람 행세를 하고 급기야 외국인 노동자 대표로 뽑혀 우리말 욕설을 가르치며 파업 때 써먹는 등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일부 설정은 억지스럽다.

여기에 뻔한 신파의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한계다.
막판 노래자랑 대회에서 방글라데시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일부러 놓아주는 장면, 그리고 갑작스런 친구 용철(김정태)의 변신 등은 작위적인 신파다.

그 바람에 소소한 웃음은 주지만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이 땅에 들어와 사는, 엄연히 이 사회의 구성원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부록이 풍성하다.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캐릭터 설명, 포스터 촬영 현장 등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는 취업을 못하는 청년이 부탄 사람 행세를 하며 외국인 노동자로 의자 공장에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여비서로 나온 배우는 외국인이 아닌 김강희다.

이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의 현물 지원 2억원 포함해 총 8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감독이 처음 생각한 제목은 '아카펠라 브라더스'였다. 이후 '아세아 브라더스'로 바꿨다가 다시 '방가 방가'가 됐다.

외국인 노동자 중 일부는 잡지에 소개된 기사로 섭외하고, 일부는 육 감독이 강의하는 인하대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섭외했다.

노래방에서 외국인들에게 '찬찬찬'을 가르치는 장면은 김정태 특유의 코믹 연기가 빛났다.

최반장을 연기한 신정근. 한국 직원들이 외국인 노동자들과 족구로 야근을 결정하는 대목은 작위적이다. 특히 날아간 군화에 흙이 너무 많이 묻어있어 어색하다.

실제 눈이 많이 온 날 촬영. 스쿠터를 타다가 사고가 나는 장면은 생략됐다.

김인권이 부탄 청년 행세를 하는 방가를 연기했다. 영화 속 대사와 달리 한국에는 부탄대사관이 없다.

베트남 여성 장미 역은 베트남 사람이 아닌 신현빈이 연기.

노래자랑 대회 장면은 인하대에서 촬영. 이 부분은 지나치게 신파로 흘렀다.

아내가 도망가 노래자랑대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알리 역을 한 칸은 당시 부친상을 당해 슬픈 연기를 잘 소화했다.

극중 방글라데시 노래 '오월의 바람'과 베트남 노래 '오토바이에 실려간 사랑'은 육 감독이 가사를 쓰고 신형이 작곡한 창작곡이다.

결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악단옷을 입고 위장해 탈출하는 설정이다.

		방가 방가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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