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백 투 더 퓨처2(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12. 30. 00:49

'백 투 더 퓨처'의 성공에 고무된 제작진은 당초 계획에 없던 속편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제작에도 참여하고 각본을 쓴 밥 게일의 대본이 생각보다 너무 길었다.

로버트 제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과 제작진은 각본을 자르는 대신 두 편의 영화를 찍기로 했다.
아예 처음부터 하나로 찍어서 개봉을 2편과 3편으로 나눠서 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주인공 마티(마이클 J 폭스 Michael J. Fox)와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 Christopher Lloyd) 일행이 미래로 날아가는 이야기는 2편, 서부시대로 떠나는 내용은 3편이 됐다.
언뜻 보면 미래로 날아가는 '백 투 더 퓨처 2'(Back To The Future Part 2, 1989년)는 제목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2편과 3편을 동시에 촬영
미래로 날아간 마티 일행의 타임머신을 우연히 보게 된 못된 비프(토머스 윌슨 Thomas F. Wilson)는 타임머신을 훔쳐 타고 과거로 찾아가 과거 속 소년인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비법을 전달한다.
덕분에 현재와 미래 속 마티와 비프의 상황이 뒤죽박죽 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마티는 다시 1950년대 과거로 돌아가 다시 비프와 대결하며 잘못된 미래를 바로잡는 설정이다.
핵심은 잘못된 우연은 있을 수 없다는 것.

타임머신이 존재할 경우 흔히 상상하는 일이 미래로 날아가서 복권 번호를 알아낸 뒤 현재로 돌아와 부자가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타임머신의 악용 사례일 수 있는데, 2편은 이를 주 내용으로 영화화했다.

결국 잘못된 우연과 행운은 바로 잡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메시지다.
재미있는 것은 제작진이 상상한 미래라는 것이 불과 26년 뒤인 2015년이다.

제작진이 영화 속에서 그린 2015년은 실제보다 훨씬 앞서갔다.
자동차들이 하늘을 누비고 사람들의 옷은 체형에 맞게 알아서 자동 조절된다.

극장은 홀로그램 입체영화를 상영하며 아이들은 허공에 떠서 날아다니는 호버보드를 탄다.
흔히 인류의 미래를 다룬 영화들은 '터미네이터'나 '블레이드 러너' '로보캅'처럼 우울하고 황폐화된 모습이 대부분인데 이 영화 속 미래는 아주 화사하고 밝다.

우울한 미래를 싫어한 제작진과 저멕키스 감독이 일부러 밝게 그렸기 때문이다.
저멕키스 감독은 원래 작가들의 상상에 불과한 미래 모습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볼거리는 등장인물들이 도플갱어처럼 과거와 미래의 자신들과 한 공간에 등장하는 점이다.
여전히 역사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서로 대면하지 않으려고 조심하지만 동일한 인물들이 같은 공간에 등장하거나 맞닥뜨리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안보이는 배우들, 왜 사라졌나
특이한 것은 전편에 보였던 배우들이 사라진 점이다.
그중 황당한 것은 1편에서 마티의 여자 친구 제니퍼를 연기한 배우가 클라우디아 웰즈에서 엘리자베스 슈로 바뀌었다.

클라우디아 웰즈는 원래 2편에도 출연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어머니가 아프고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연기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그 바람에 엘리자베스 슈(Elisabeth Shue)로 바뀌었는데 갑자기 제니퍼가 확 늙어 보인다.

전편에 이어 갑자기 사라진 배우가 또 있다.
마티의 아버지 조지를 연기한 크리스핀 글로버다.

조지는 1편이 성공하자 2편의 출연료를 높게 불렀다.
당시 제작진은 배우 역량에 비해 과한 출연료라고 생각해서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조지를 2편에서 죽은 것으로 처리했다.
결국 크리스핀 글로버는 2, 3편 모두에서 사라졌다.

크리스핀 글로버에게는 지나친 욕심이 화가 된 셈이다.
2편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유머로 성공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1편을 재미있게 봤다면 2편 역시 충분히 즐길만한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잡티 하나 없이 말끔한 영상은 깔끔한 윤곽선과 생생한 색감을 자랑한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각 채널별로 각종 효과음이 풍부하게 흘러나온다.

부록으로 삭제 장면, 제작 과정, 영화 속 과학, NG 장면과 프로덕션 디자인, 시각효과와 세트, 비주얼 아트 및 갤러리, 제작진의 음성해설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마티의 여자친구 제니퍼를 연기한 배우가 엘리자베스 슈로 바뀌었다.
변함없이 드로리안이 타임머신으로 등장. 대신 미래에 걸맞게 하늘을 난다.
제작진은 미래의 힐밸리 마을을 밝고 화사한 장소로 묘사했다. 제작진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은 일부 디자인을 도입했다.
10편이 넘게 제작된 영화 '죠스'의 홀로그램 간판은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대한 오마주다. 홀로그램 죠스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1980년대를 테마로 한 미래의 카페에 마이클 잭슨의 영상과 그의 히트곡 'beat it'이 흘러 나온다. 마이클 잭슨은 1편의 팬이어서 자신의 모습을 영화에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비프를 비롯한 악당들의 모습도 전위적으로 변했다. 제작진은 11개월에 걸쳐 2,3편을 한꺼번에 찍었다.
전편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동일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했지만 2편에서는 서로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미래의 비프 사무실에 걸려 있는 초상화는 지금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모델로 그렸다.
제작진은 날아다니는 드로리안에 유리 섬유로 외관을 만들고 접이식 바퀴를 달았다.
제작진은 코넬데가 연구하던 자기부상열차에서 영감을 얻어 허공에 뜨는 호버보드를 구상했다. 케이블을 이용해 공중에 매달아 놓고 촬영.
바퀴가 달린 로봇모션컨트롤 카메라인 비스타 글라이드를 이용해 일부 장면을 찍었다. 제작진은 힐밸리 마을 세트의 한쪽면만 1955년 거리로 꾸며서 과거 장면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