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투 킬'(1996년)은 '게임의 법칙', '걸어서 하늘까지' 등 청춘 누아르를 잘 만드는 장현수 감독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당시 청춘스타였던 심은하, 정우성의 파릇파릇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갑다.
내용은 조폭 두목 염 사장(김학철)에게 살인청부를 의뢰받아 먹고사는 킬러 길(정우성)이 술집에 나가는 여성 수하(심은하)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염 사장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길에게 갓 출소한 대부(조경환)와 그의 오른팔 인학(명계남)을 제거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길이 거부하면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진다.
감독은 한국형 누아르를 표방했으나 뻔하디 뻔한 청춘물에 그치고 말았다.
장 감독의 전작 '게임의 법칙'처럼 칼로 눈을 파내는 등 잔혹한 일부 장면만 부각됐다.
살인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처리하는 장 감독 특유의 액션 연출이 여기서도 되풀이된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향해 치닫는 비련의 주인공들 모습은 1970년대 호스티스물을 연상케 한다.
그만큼 도식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정우성과 심은하의 한창때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반가운 작품이다.
킬러를 맡은 정우성은 연기력 논란 때문인지 대사가 많지 않고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오토바이를 탄 모습 또한 '비트'의 이미지와 중첩된다.
'비트'의 인기를 그대로 가져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심은하는 액션 누아르에서 남자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소품 같은 여주인공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많지 않은 장면에도 불구하고 매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화질이 비디오테이프처럼 좋지 않다.
이중 윤곽선에 계단 현상이 보이고 암부 디테일이 심하게 묻힌다.
색도 열화됐다.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음량이 작아 대사를 알아듣기 힘들다.
한글 자막이라도 들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마저도 없어 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부록도 텍스트로 된 감독과 배우 프로필 및 영화 소개, 예고 영상 뿐이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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