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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블랙스완 (블루레이)

울프팩 2012. 7. 7. 20:04
요즘 빅뱅의 '몬스터'라는 노래를 꽤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듣다보면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스완(Black Swan, 2010년)이 생각난다.
완벽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의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환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결국 주인공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처참하게 무너지며 괴물이 되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빅뱅의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이 영화하고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백조와 흑조를 한 명의 발레리나가 연기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되어야 하는 설정은 그대로 주인공의 자아분열로 이어진다.
이를 감독은 긴장감있는 영상과 공포스런 설정으로 절묘하게 묘사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느껴져 온 몸에 소름이 돟는다.
아름다운 발레와 무서운 공포가 맞닿아 한 몸이 된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특히 나탈리 포트만은 오랜시간 공들여 발레를 배워 자아분열을 겪는 주인공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덕분에 나탈리 포트만은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미국 배우조합, 새턴어워즈, 시카고비평가협회 등에서 수여하는 여우주연상을 여러 개 받았다.

더불어 시종일관 들고찍기로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을 만들어낸 촬영감독 매튜 리바티크의 영상도 좋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발레극을 재해석하고 이 속에서 새로운 긴장과 공포를 만들어낸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력이 화려하게 빛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필름 입자감이 두드러진다.
화질이 물로 씻은 듯 말끔하진 않지만 공포스럽고 모호한 상황에 잘 어울린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명쾌한 사운드로 무난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발레 장면과 프로덕션 디자인, 배우 및 감독인터뷰, 특수효과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연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 어려서 발레를 배운 그는 이 영화를 위해 촬영 6개월 전부터 매일 5시간씩 발레연습을 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분신'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던 중 우연히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고 흑조와 백조를 동시에 연기하는 발레리나에게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이 영화는 유독 거울을 이용한 반사영상이 많이 나온다. 발레연습장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아분열을 겪는 주인공의 심리묘사에도 잘 어울린다.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제작 8년 전에 대학신입생인 스무살의 나탈리 포트만을 찾아가 출연 제의를 했다.
공연장은 마침 겨울방학중이어서 비어있던 뉴욕주립대 퍼체이스캠퍼스를 활용. 퍼체이스캠퍼스는 영화와 무용, 음악 등으로 유명하다.
감독은 들고찍기를 활용해 영화를 다큐처럼 찍었다. 여기에 장르적 요소인 공포를 가미해 기괴하고 초현실주의적인 점을 강조했다.
발레 안무를 맡고 발레에서 왕자역으로 출연한 뉴욕시티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벤자민 밀피예는 나탈리 포트만과 연인이 됐다.
주인공이 흑조로 변신하는 장면은 모션캡처를 사용해 포트만을 촬영한 뒤. 실제 백조깃털을 스캔해 마야 프로그램으로 배우의 몸 위에 입혔다.
피부 돌기나 깃털 돋는 장면은 대부분 CG이지만 일부 장면은 배우 몸에 돌기를 만드는 분장 방법을 사용.
괴물의 얼굴은 미켈란젤로가 그린 사티로스의 얼굴을 참조해 만들었다.
새처럼 뒤로 꺾이는 다리는 유리섬유로 제작한 가짜다리를 만들어 붙인 뒤 CG로 꺾어지는 효과를 냈다.
뱅상 카셀은 어려서 발레를 배웠으며 부친도 무용수 출신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전작인 '더 레슬러'와 동반자 같은 영화로 보고 있다.
발레와 레슬링은 모두 육체를 이용해 표현하고, 나이와 부상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더 레슬러'와 이 작품은 들고찍기한 촬영법과 사용한 필름까지 유사하다.
제대로 망가지면서 신경질적인 연기를 잘 해낸 위노나 라이더.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 영화를 "심리스릴러이자 공포물"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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