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저패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는 '카우보이 비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이 2004년에 TV시리즈로 만든 작품이다.
해바라기 향이 나는 사무라이를 찾는 소녀와 2명의 방랑 검객이 동행하며 벌이는 모험담을 매회 색다른 에피소드로 그린 이 작품은 시대극에 힙합 음악이 어우러진 퓨전 스타일이다.
와타나베 신이치로는 전작인 '카우보이 비밥'처럼 매회 독특한 이야기와 개성 강한 조역과 악역들을 등장시켜 흥미진진하게 시리즈를 끌어간다.
적당한 허무와 냉소적인 유머는 전작과 변함이 없고 선혈이 낭자한 하드고어와 은근하게 가미된 에로티시즘이 전작과 다른 점이다.
간결한 선과 깔끔한 색채로 표현한 캐릭터는 영화 '킬빌'에 삽입된 애니메이션 디렉터인 나카자와 카즈토의 솜씨다.
현재 케이블TV 투니버스에서 주말에 시리즈를 방영중이며 DVD는 1~10회 에피소드를 묶은 첫 번째 박스세트가 출시됐다.
TV시리즈 치고는 드물게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저패니메이션 특유의 뿌연 화질이다.
별다른 잡티와 스크래치는 없지만 탁한 영상은 아쉬움이 남는다.
음향은 LPCM을 지원, 또렷하게 대사와 음악을 전달한다.
부록이 전무한 점도 옥의 티.
<파워 DVD 캡처 샷>
구로자와 아키라의 '요짐보', 카츠 신타로의 '자토이치' 시리즈, '아들을 동반한 검객' 등의 이야기와 장면들을 적당히 패러디했다. 소녀 후우는 왜 해바라기 향이 나는 사무라이를 찾는 것일까. 시리즈 전편에 흐르는 수수께끼다.
시리즈는 곳곳에 선혈이 낭자한 강도높은 칼싸움이 등장한다.
5, 6화는 실제 역사에 근거한 이야기도 등장.
5화는 일본 최초의 기념우표로도 제작됐던 '뒤돌아보는 미인도'를 그린 에도시대 풍속화가 히시카와 모로노부 이야기이며 6화는 동인도 주식회사 총독이었던 이삭 티칭의 이야기다.
막무가내 검법을 구사하는 사무라이 무겐은 바닥에 철판조각을 댄 특수 나막신을 신고 내려치는 칼을 막아낸다.
권토중래를 꿈꾸며 산 속에 숨어사는 승병들의 이야기는 사실 '퍼플 헤이즈', 즉 반전과 평화를 외치며 대마초에 젖어들었던 플라워 무브먼트 세대들을 풍자한 것.
와타나베 신이치로도 은근히 이소룡 광팬이다. 카우보이 비밥에서는 스파이크가 절권도를 사용하더니 이번 시리즈에서는 10화에 등장하는 악당이 이소룡의 촌경, 즉 1인치 펀치의 원리인 발경을 사용한다. 전신의 기를 순간적으로 끌어모아 가공할 힘으로 내뿜는 발경은 상대의 내장을 파괴하는 기술로, 일본 고대무술에서는 갑주쇄라고 불렀단다.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엔딩 크레딧. 여기 흐르는 '사계의 노래'는 미미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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