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 감독의 '사생결단'(2006년)은 부산을 배경으로 마약상들과 이들을 쫓는 경찰의 추격전을 실감 나게 묘사한 작품이다.
내용은 마약판매상을 쫓는 형사(황정민)와 형사의 끄나풀이 된 마약판매조직의 중간 판매상(류승범)을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 감독은 2년여에 걸쳐 실제 마약 세계를 취재해 시나리오를 썼다.
덕분에 그들만의 은어와 이동식 마약제조공장 등 내밀한 이야기를 통해 꽤 실감 나게 마약판매조직의 실상을 그렸다.
무엇보다 마약판매상과 경찰이 벌이는 자동차 추격전과 막판 부두에서 벌이는 대결 등을 꽤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가 한몫했다.
생 양아치 그대로 변신한 류승범과 지독한 형사로 분한 황정민의 연기가 불꽃을 튀겼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잘 맞아 척척 주고받는 대사처리가 자연스럽다.
더불어 추자현, 온주완 등 조연들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특히 추자현의 마약 중독 연기는 발군이다.
오랜만에 보는 김희라도 반가웠다.
병색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존재감이 빛난다.
아울러 이 작품은 부산 풍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은 인기 장소가 된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비롯해 용두산 공원, 묘법사, 범일동, 해운대 등 부산 곳곳이 등장한다.
다만 검사가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에게 총을 쏘는 등 말도 안 되는 설정이 옥에 티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 누아르라는 장르에 얽매인 탓인지 무리수를 뒀다.
1080p 풀 HD의 2.17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초반 부산대교 장면 등 야간 장면에서 색깔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샤프니스가 떨어져 윤곽선이 예리하지 못하다.
그래도 눈에 띄는 잡티와 스크래치가 없어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잘 살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요란한 나이트클럽 음악이 리어 채널에서 쏟아지는 등 다양하게 채널을 활용했다.
부록으로 최 감독과 배우들 음성해설, 최 감독과 이상용 평론가의 해설 등 두 편의 음성해설이 들어있고 음성해설 후기, 제작과정, 미술과 음악, 삭제장면, 뮤직 비디오, 콘티 비교, 배우 오디션 등이 들어 있다.
본편 한글 자막 중 '밟아라'를 '밞아라'로, '잘못'을 '잘5못'으로 표기하는 등 오자가 보인다.
음성해설 중 이상용 평론가가 참여한 해설을 들어보면 서로 다른 장소의 봉고차를 교차 편집한 것을 같은 자동차로 오해하는 등 장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야기가 나와 실소하게 만든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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