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론 하워드(Byron Howard)와 자레드 부시(Jared Bush), 채리스 카스트로스미스(Charise Castro Smith) 등 3명이 공동감독한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Encanto, 2021년)는 가족애를 강조하는 디즈니의 전형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다.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내용은 산골 마을에서 마법으로 사람들을 돕는 가족 이야기다.
마법이 걸린 집에 사는 마드리갈 가족은 신비한 집의 효능으로 날씨를 바꾸고, 음식으로 사람을 치료하며 괴력을 발휘하는 등 한 가지씩 마법 특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 미라벨만 특기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미라벨은 다른 형제자매와 달리 눈에 보이는 특기는 없지만 모두를 화합으로 이끌고 위기에 빠진 집을 구해내는 보이지 않는 힘을 지녔다.
덕분에 미라벨은 붕괴의 위험에 놓인 집을 위기에서 구한다.
특이한 것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콜롬비아의 여러 도시를 둘러보며 풍경과 문화 등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노래가 어우러진 뮤지컬 형태의 작품 속에서 라틴 음악과 춤 등이 흥겹게 등장한다.
콜롬비아라는 배경 덕분에 남미 특유의 화사한 색감이 영화 전체를 수놓는다.
그만큼 마법을 펼쳐 보이는 장면은 물론이고 마을 풍경도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다만 뛰어난 비주얼에 비해 드라마가 약하다.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진행 속에 뻔한 결말로 흘러간다.
그렇다고 캐릭터의 매력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아울러 '겨울왕국'처럼 귀에 쏙 들어와 세계적 인기를 끌만한 노래도 없다.
한마디로 시각적 효과와 색채의 향연에 의존한 작품이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디즈니가 국내 출시한 마지막 블루레이 타이틀이 돼버렸다.
디즈니는 사실상 실패한 OTT 서비스인 디즈니+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 물리매체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런다고 디즈니+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그나마 한 줌의 블루레이 팬들마저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결정을 했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화사한 색상이 잘 살아 있고 윤곽선이 깔끔하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디즈니 타이틀의 고질적 문제인 음량이 너무 작다.
그 바람에 리어 채널 등 각 채널을 적절히 활용하고도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지 않는다.
멀티채널을 지원하는 우리말 녹음과 노래 따라 부르기 버전도 함께 들어 있다.
부록으로 단편 애니메이션과 제작 과정, 콜롬비아 현지 방문 영상, 음악, 라틴 춤 제작 장면, 특이한 능력을 지닌 집 카사 마드리갈 제작 과정, 개그릴, 삭제장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모두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부록의 한글 자막 중 '월트 디즈니 역사'를 '월트니 역사'로 표기하는 등 오자가 옥에 티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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