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위 감독의 '서유기 월광보합'(1994년)은 주성치가 손오공으로 나오는 서유기 시리즈 두 편 가운데 첫 번째에 해당한다.
두 편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만큼 서로 다른 작품이라기 보다는 전편에 해당한다.
내용은 과거 손오공이라는 기억을 잊고 도적 무리의 두령으로 살아가는 지존보가 자신을 찾는 이야기다.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원작에서 캐릭터만 빌려 왔을 뿐 이야기는 완전 다르다.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는 등 SF 요소에 중국식 판타지가 섞인 점이 특이하다.
여기에 '도성'으로 뜬 코미디 스타 주성치가 강점을 갖고 있는 모레이타우와 액션이 뒤범벅돼 적당한 웃음을 선사한다.
모레이타우란 말이 되지 않는 억지스런 상황을 만들어 황당한 웃음을 선사하는 중국 특유의 넌센스 코미디를 말한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말이 되는 지 아닌지를 따질 필요가 없다.
유진위 감독이 노린 것은 정작 코미디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해 변치않는 슬픈 사랑이었다.
감독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1편인 '월광보합'보다는 2편에 해당하는 '선리기연'이다.
2편에서는 주인과 주성치가 빚어내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웃음 코드 속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여기에 노관정이 부른 '일생소애'라는 가슴아픈 주제가가 더해져 슬픈 사랑의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한다.
코미디 단막극 같은 1편보다는 2편이 이야기 구조나 작품성에서 월등 낫지만, 2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편을 먼저 보는게 바람직하다.
주성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재기넘치는 웃음 코드가 곳곳에서 번뜩이는 만큼, 꼭 봐야 할 2편의 시리즈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 블루레이가 출시되지 않아 한글 자막이 본편에 수록된 홍콩 타이틀을 구입해야 한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홍콩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기존에 국내 출시된 DVD 보다는 좋지만 다른 블루레이와 비교하면 떨어진다.
일단 윤곽선이 두텁고 지글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일부 클로즈업 장면은 화질이 괜찮게 나오는 등 장면에 따라 편차가 있다.
DTS-HD 6.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에서 바람 소리가 울리는 등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은 예고편과 감독 인터뷰가 들어 있으나 중국어와 영어 자막만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남결영과 막문위가 거미 요괴 일당으로 등장하는데 이 가운데 막문위는 삽입곡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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