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시'(2010년)는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CNN이 2011년 최고 영화 10편 가운데 하나로 뽑았고, 2010년 칸영화제 각본상, LA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일본 유럽 등에서 평단의 극찬이 쏟아졌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2010년 개봉 당시 22만명 관객동원에 그쳤다.
아마도 이 감독 영화 특유의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난해한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 주는 불편함이다.
손자가 벌인 행각 때문에 곤혹스런 상황에 처한 60대 장년 여성이 어려움을 풀어가는 과정이 그다지 일상적이지 않다.
시 쓰기에 빠진 60대 여성(윤정희)이라는 설정과 부모없는 손자를 따로 키우면서 세대 차이가 한참 나는 손자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모르는 난처함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이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난처한 여인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의도적인 질문이 아니라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 여성의 특이한 처신에 절로 질문을 되뇌이게 된다.
결코 그 피할 수 없는 난처함이 관객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 온다.
'오아시스'나 '밀양'처럼 결코 상황도 편치 않다.
거동이 힘든 다른 노인을 돌보며 돈을 버는 여인의 처지와 손자 때문에 빚어지는 여인의 탈선적 행각은 상황 자체가 거북스럽다.
어쩌면 이 같은 상황은 대놓고 얘기하지 못해도 어딘가에서 늘 벌어지는 일일지 모른다.
외국 평단은 이를 한국적 현실의 솔직한 직시로 높이 평가했겠지만, 이를 삶의 한 귀퉁이로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거리를 두고 보는 외국 평단과 달리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 감독 특유의 무심한 듯 하면서도 찬찬한 영상과 긴 호흡의 구성이 인스턴트 음식 같은 쉽고 빠른 오락 영화들 속에서 묻혀버린 탓도 있다.
그런 점에서 독특한 현실 접근법이 살아 있는 그의 영화가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을 보여준다.
쨍한 화질 보다는 사위어 가는 늦은 오후의 햇살을 잘 담아낸 영상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간헐적인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주연배우와 감독 소개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연배우 윤정희다. 1960년대 트로이카였던 대배우가 1994년 '만무방' 이후 16년 만에 다시 돌아 왔다. 사건이 벌어지는 곳은 홍천강 지류에서 촬영. 할머니를 불편하게 만드는 손자 역할은 '고지전' '최종별기 활'에 나온 이다윗이 연기. 할머니와 손자의 집은 서울 왕십리 오픈세트다. 촬영 당시 뇌출혈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몸이 불편했던 김희라가 실제와 비슷한 역할을 연기. 길거리서 조감독을 만나 영화에 출연하게 됐고, 이 감독도 그를 적역으로 꼽았다. 시를 배우는 여인의 이름인 미자는 윤정희의 본명인 손미자와 같다. 시인 김용택이 시를 가르치는 강사로 출연.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사고가 터진 학교 교감으로 출연. 이 영화 역시 용서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등장인물들은 용서를 갈구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인다. 마치 기억이 강물에 떠내려가듯 바람에 흩날리는 모자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배우 윤정희는 1966년 '청춘극장' 주연 오디션때 1,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이후 330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늦은 오후 햇살 속에 놓인 도시의 풍경이 무심하면서도 따사롭다.
미국 CNN이 2011년 최고 영화 10편 가운데 하나로 뽑았고, 2010년 칸영화제 각본상, LA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일본 유럽 등에서 평단의 극찬이 쏟아졌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2010년 개봉 당시 22만명 관객동원에 그쳤다.
아마도 이 감독 영화 특유의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난해한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 주는 불편함이다.
손자가 벌인 행각 때문에 곤혹스런 상황에 처한 60대 장년 여성이 어려움을 풀어가는 과정이 그다지 일상적이지 않다.
시 쓰기에 빠진 60대 여성(윤정희)이라는 설정과 부모없는 손자를 따로 키우면서 세대 차이가 한참 나는 손자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모르는 난처함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이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난처한 여인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의도적인 질문이 아니라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 여성의 특이한 처신에 절로 질문을 되뇌이게 된다.
결코 그 피할 수 없는 난처함이 관객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 온다.
'오아시스'나 '밀양'처럼 결코 상황도 편치 않다.
거동이 힘든 다른 노인을 돌보며 돈을 버는 여인의 처지와 손자 때문에 빚어지는 여인의 탈선적 행각은 상황 자체가 거북스럽다.
어쩌면 이 같은 상황은 대놓고 얘기하지 못해도 어딘가에서 늘 벌어지는 일일지 모른다.
외국 평단은 이를 한국적 현실의 솔직한 직시로 높이 평가했겠지만, 이를 삶의 한 귀퉁이로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거리를 두고 보는 외국 평단과 달리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 감독 특유의 무심한 듯 하면서도 찬찬한 영상과 긴 호흡의 구성이 인스턴트 음식 같은 쉽고 빠른 오락 영화들 속에서 묻혀버린 탓도 있다.
그런 점에서 독특한 현실 접근법이 살아 있는 그의 영화가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을 보여준다.
쨍한 화질 보다는 사위어 가는 늦은 오후의 햇살을 잘 담아낸 영상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간헐적인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주연배우와 감독 소개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연배우 윤정희다. 1960년대 트로이카였던 대배우가 1994년 '만무방' 이후 16년 만에 다시 돌아 왔다. 사건이 벌어지는 곳은 홍천강 지류에서 촬영. 할머니를 불편하게 만드는 손자 역할은 '고지전' '최종별기 활'에 나온 이다윗이 연기. 할머니와 손자의 집은 서울 왕십리 오픈세트다. 촬영 당시 뇌출혈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몸이 불편했던 김희라가 실제와 비슷한 역할을 연기. 길거리서 조감독을 만나 영화에 출연하게 됐고, 이 감독도 그를 적역으로 꼽았다. 시를 배우는 여인의 이름인 미자는 윤정희의 본명인 손미자와 같다. 시인 김용택이 시를 가르치는 강사로 출연.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사고가 터진 학교 교감으로 출연. 이 영화 역시 용서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등장인물들은 용서를 갈구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인다. 마치 기억이 강물에 떠내려가듯 바람에 흩날리는 모자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배우 윤정희는 1966년 '청춘극장' 주연 오디션때 1,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이후 330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늦은 오후 햇살 속에 놓인 도시의 풍경이 무심하면서도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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