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는 흥한 자와 망한 자를 낳는다.
화약은 총과 포를 부르며 칼의 시대를 접었고, 인터넷과 컴퓨터로 대표되는 디지털의 등장은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 산물인 인쇄매체의 후퇴를 불렀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1927년 알 졸슨이 주연한 최초의 토키영화인 '재즈싱어'는 순식간에 무성영화의 몰락을 가져 왔다.
미셀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The Artist, 2011년)는 바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던 1920년대 후반 한 스타의 이야기를 다뤘다.
더글라스 페어뱅크스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 조지(장 뒤자르댕)는 무성영화만 고집하다가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유성영화 시대에 스타로 떠오른 신인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다.
결국 페피의 사랑과 헌신으로 조는 희망과 꿈을 되찾는 내용.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줄거리를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이 놀라운 것은 1920년대를 반영하는 흑백무성영화로 찍은 점이다.
3D가 득세하는 요즘 흑백무성영화의 등장은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는 반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주목을 받은 것은 혼자 뒷걸음질친 특이함도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 놓친 아날로그의 향수를 찾는 것 처럼 사람들의 감성과 추억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곳곳에 흑백 무성영화 시대 스타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의 패러디가 등장한다.
물론 그 작품들을 기억하며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흑백TV를 연상케 하는 단색의 영상만으로도 점점 사라지는 것들을 추억하게 만든다.
'잃어버린 것이 혹시 아닐까'로 이어지는 김도향의 노래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 작품의 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그 바람에 미국 아카데미는 1920년대 할리우드 전성기를 떠올리게 해준 이 작품을 올해 10개 부문 후보에 올려 놓은 뒤 5개 부문 수상으로 화답했고 영국 아카데미, 칸, 골든글로브, 세자르 등 여러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으로 열광했다.
그런 점에서 제목이 얘기하는 아티스트는 미셀 감독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을 아티스트처럼 포장했지만 영화판에서 3D 시대에 반동적인 영상으로 예술을 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결국 감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080p 풀HD의 1.33 대 1 스탠더드 사이즈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흑백영상이어서 화질을 논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
깔끔한 샤프니스와 균일한 조도의 영상은 특별히 흠잡을 데가 없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역시 서라운드 효과는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제작과정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미셀 감독은 이 작품의 주연배우인 장 뒤자르댕을 주연으로 첩보물 'OSS 117' 시리즈 두 편을 찍었다. 초반 주인공 조지가 출연하는 흑백영화 인트로는 OSS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젊은 시절 숀 코네리처럼 보이는 장 뒤자르댕. 그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올해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의 남우주연상, 골든글로브의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각본도 쓴 미셀 감독은 이야기와 인물에 중점을 두고자 일부러 무성영화 방식을 택했다. 여주인공 페피를 연기한 베레니스 베조.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기사 윌리엄'과 'OSS 117 카이로'편에 출연했다. 무성영화 시대 스타 더글라스 페어뱅크스를 흉내낸 조지의 작품들. 실제로 감독은 석 달에 1편씩 영화를 찍었던 페어뱅크스를 참고했다. 이 작품의 또다른 공로자는 조연이나 다름없는 개 '어기'다. 스케이트보드도 탈 줄 아는 훈련견 어기는 올해 6월 이 작품의 출연배우들과 함께 할리우드 차이니즈극장 앞의 유명한 스타의 거리에 발도장을 남겼다. 닌텐도 미국CF에도 출연한 그는 올해 10세로 나이가 많아 은퇴했단다. 이 계단 시퀀스는 참으로 독특하다. 유성영화에 출연하는 신인 여배우는 위로 올라가고 유성영화 출연을 거부한 채 무성영화만 고집하는 스타 조지는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성영화의 부상과 무성영화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배우가 흠모하는 스타의 윗도리에 한쪽 팔을 넣어 마치 포옹하는 듯한 자세를 연출하는 이 장면은 프랭크 보제즈 감독이 만든 무성영화 '제 7의 천국'의 한 장면을 흉내냈다. 엔딩을 장식하는 두 사람의 탭댄스 촬영 장면은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 콤비를 연상케 한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6개월 동안 주 2,3회씩 탭댄스를 배웠다. 제작진은 1920년대 할리우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파라마운트스튜디오와 과거 스타들의 할리우드 대저택에서 촬영했다. 특히 영화 속 페피의 집과 침대는 무성영화 시대 스타인 메리 픽포드의 집과 침대다. 감독은 이 작품을 500 ASA의 컬러필름으로 찍은 뒤 흑백 영상으로 바꿨다. 이 작품은 세자르 영화제 5개 부문, 미국 아카데미상 5개 부문, 영국 아카데미상 7개 부문, 골든글로브 3개 부문,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수 많은 상을 받았다.
화약은 총과 포를 부르며 칼의 시대를 접었고, 인터넷과 컴퓨터로 대표되는 디지털의 등장은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 산물인 인쇄매체의 후퇴를 불렀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1927년 알 졸슨이 주연한 최초의 토키영화인 '재즈싱어'는 순식간에 무성영화의 몰락을 가져 왔다.
미셀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The Artist, 2011년)는 바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던 1920년대 후반 한 스타의 이야기를 다뤘다.
더글라스 페어뱅크스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 조지(장 뒤자르댕)는 무성영화만 고집하다가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유성영화 시대에 스타로 떠오른 신인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다.
결국 페피의 사랑과 헌신으로 조는 희망과 꿈을 되찾는 내용.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줄거리를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이 놀라운 것은 1920년대를 반영하는 흑백무성영화로 찍은 점이다.
3D가 득세하는 요즘 흑백무성영화의 등장은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는 반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주목을 받은 것은 혼자 뒷걸음질친 특이함도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 놓친 아날로그의 향수를 찾는 것 처럼 사람들의 감성과 추억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곳곳에 흑백 무성영화 시대 스타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의 패러디가 등장한다.
물론 그 작품들을 기억하며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흑백TV를 연상케 하는 단색의 영상만으로도 점점 사라지는 것들을 추억하게 만든다.
'잃어버린 것이 혹시 아닐까'로 이어지는 김도향의 노래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 작품의 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그 바람에 미국 아카데미는 1920년대 할리우드 전성기를 떠올리게 해준 이 작품을 올해 10개 부문 후보에 올려 놓은 뒤 5개 부문 수상으로 화답했고 영국 아카데미, 칸, 골든글로브, 세자르 등 여러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으로 열광했다.
그런 점에서 제목이 얘기하는 아티스트는 미셀 감독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을 아티스트처럼 포장했지만 영화판에서 3D 시대에 반동적인 영상으로 예술을 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결국 감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080p 풀HD의 1.33 대 1 스탠더드 사이즈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흑백영상이어서 화질을 논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
깔끔한 샤프니스와 균일한 조도의 영상은 특별히 흠잡을 데가 없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역시 서라운드 효과는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제작과정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미셀 감독은 이 작품의 주연배우인 장 뒤자르댕을 주연으로 첩보물 'OSS 117' 시리즈 두 편을 찍었다. 초반 주인공 조지가 출연하는 흑백영화 인트로는 OSS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젊은 시절 숀 코네리처럼 보이는 장 뒤자르댕. 그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올해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의 남우주연상, 골든글로브의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각본도 쓴 미셀 감독은 이야기와 인물에 중점을 두고자 일부러 무성영화 방식을 택했다. 여주인공 페피를 연기한 베레니스 베조.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기사 윌리엄'과 'OSS 117 카이로'편에 출연했다. 무성영화 시대 스타 더글라스 페어뱅크스를 흉내낸 조지의 작품들. 실제로 감독은 석 달에 1편씩 영화를 찍었던 페어뱅크스를 참고했다. 이 작품의 또다른 공로자는 조연이나 다름없는 개 '어기'다. 스케이트보드도 탈 줄 아는 훈련견 어기는 올해 6월 이 작품의 출연배우들과 함께 할리우드 차이니즈극장 앞의 유명한 스타의 거리에 발도장을 남겼다. 닌텐도 미국CF에도 출연한 그는 올해 10세로 나이가 많아 은퇴했단다. 이 계단 시퀀스는 참으로 독특하다. 유성영화에 출연하는 신인 여배우는 위로 올라가고 유성영화 출연을 거부한 채 무성영화만 고집하는 스타 조지는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성영화의 부상과 무성영화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배우가 흠모하는 스타의 윗도리에 한쪽 팔을 넣어 마치 포옹하는 듯한 자세를 연출하는 이 장면은 프랭크 보제즈 감독이 만든 무성영화 '제 7의 천국'의 한 장면을 흉내냈다. 엔딩을 장식하는 두 사람의 탭댄스 촬영 장면은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 콤비를 연상케 한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6개월 동안 주 2,3회씩 탭댄스를 배웠다. 제작진은 1920년대 할리우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파라마운트스튜디오와 과거 스타들의 할리우드 대저택에서 촬영했다. 특히 영화 속 페피의 집과 침대는 무성영화 시대 스타인 메리 픽포드의 집과 침대다. 감독은 이 작품을 500 ASA의 컬러필름으로 찍은 뒤 흑백 영상으로 바꿨다. 이 작품은 세자르 영화제 5개 부문, 미국 아카데미상 5개 부문, 영국 아카데미상 7개 부문, 골든글로브 3개 부문,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수 많은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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