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는 곧잘 영화 속 소재로 등장한다.
일일이 이름을 외우기 힘들만큼 온갖 신들과 영웅이 등장하기 때문.
무엇보다 그리스 신화의 특징은 신들이 선악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
신들은 인간처럼 분노하고 질투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욕심도 부린다.
그러니 더 할 수 없이 좋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타셈 싱 감독의 '신들의 전쟁'(Immortals, 2011년)도 그런 영화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고스란히 갖다 쓴 것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내용을 왕창 바꿨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인 테세우스는 졸지에 사생아가 돼버렸고, 태양신 하이페리온은 개망나니 폭군으로 둔갑했다.
그렇게 설정을 바꿔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놓고, 만신전의 신들이 총출동해 테세우스를 도와 하이페리온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연히 영화의 초점은 줄거리가 아닌 눈요기에 맞춰져 있다.
'더 폴'로 환상적인 비주얼 세계를 보여준 타셈 싱 감독인 만큼 이번 작품 역시 공들여 만든 게임과 뮤직비디오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번쩍거리는 그리스 신들의 의상과 슬로 모션으로 처리된 액션 장면은 영화라기보다 비디오게임에 가깝다.
특히 '올드보이'와 '300'에서 익히 본 횡스크롤 액션이 이 작품에도 등장해 액션의 호흡을 늘렸다.
독특한 것은 신들의 움직임은 정상 속도로 진행된 반면, 신체가 산산조각나는 적들의 움직임은 슬로모션으로 처리해 충격적인 비주얼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잔인 운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히려 도자기나 유리인형처럼 산산조각나는 신체는 잔인함보다는 비현실적이어서 게임처럼 무미건조하게 보인다.
'갓 오브 워' 등 일련의 액신게임에서 이보다 더 한 비주얼을 봤기 때문에 둔감해진 것일 수도 있다.
오히려 그런 점이 이 영화의 마이너스 요소다.
비주얼에만 집착해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 묘사에는 실패했기 때문.
그래도 타셈 싱의 화려한 화면은 변함이 없다.
그 하나만으로도 눈요기는 충분히 된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고의 화질을 보여준다.
매끈한 윤곽선과 찬란한 색감 덕에 화면에서 광채가 난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의 서라운드 효과 또한 웅장하다.
특히 파괴적인 사운드는 평소보다 음량을 줄여야 할 정도.
부록으로 배경설명, 삭제장면, 코믹콘 인터뷰, 액션제작과정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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