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맥퀸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상살이 모든 것이 녹아있는 듯한 표정 때문이다.
그의 얼굴은 다면적이다.
때로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부리는 낙관과 절해고도에서 맞닥뜨린 깊은 우울 및 절망, 그리고 인생의 씁쓸함과 고독한 영웅의 강인함까지 그의 얼굴에는 모두 녹아 있다.
같은 이유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같은 배우들도 좋아한다.
스티브 맥퀸의 표정 연기가 제대로 녹아 있는 명작이 바로 '신시내티 키드'(The Cincinnati Kid, 1965년)이다.
그가 출연한 '대탈주'나 '황야의 7인' '게터웨이' 같은 액션물이나 '타워링' '빠삐용' 등의 대작은 아니지만 최고의 도박사들이 벌이는 숨막히는 승부의 세계를 다뤘다.
이 작품의 묘미는 절제된 대사 속에 표정 하나로 긴장감을 표현해낸 연기와 연출이다.
얼굴만 보면 승패를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의 대가인 두 도박사들이 미세한 눈짓과 옆머리에 흐르는 땀 등으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절묘하게 묘사했다.
여기에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한 만큼 우수에 찬 재즈 음악이 분위기를 돋운다.
특히 막판 엔딩에 흐르는 레이 찰스의 주제가 'The Cincinnati Kid'는 쓸쓸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압권이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연출은 '지붕위의 바이얼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명작을 줄줄이 만든 노만 주이슨 감독의 솜씨다.
감독이나 배우들 이름 값에 부흥하는 잘 만든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더러 일부 장면에 세로줄이 나타나고 지글거리는 현상이 보인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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