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국상 감독이 만든 홍콩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七月與安生, SoulMate, 2017년)는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깜짝 놀란 작품이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탄탄한 구성과 연출력,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이 결합된 수작이다.
누아르 또는 코미디로만 홍콩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가히 홍콩 영화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인 영화다.
안니 바오베이의 인터넷 소설 '칠월과 안생'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라는 이승철의 노래가 생각나게 한다.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였던 두 여성 칠월(마사순)과 안생(주동우)은 자라면서 점점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안생과 모범생으로 곧게 자란 칠월은 그만큼 각기 다른 길을 가지만 항상 서로에 대한 변치 않는 우정을 간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칠월의 남자 친구인 가명(이정빈)이 등장하면서 흔들린다.
칠월과 가명은 결혼까지 약속하지만 안생 또한 가명에게 마음이 끌린다.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은 어찌보면 통속극처럼 흐를 수 있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기막힌 각색 덕분에 보는 이의 허를 찌르는 기발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특히 플래시백을 도입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퍼즐 조각을 맞추듯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성은 마치 추리소설을 보는 것처럼 빠져들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증국상 감독은 섬세한 연출로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했다.
여기에는 여성들간의 우정과 묘하게 싹트는 동성애적 감정, 질투와 시기 등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뒤엉켜 스며드는데 이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게 잘 풀어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고 나면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잔한 감정이 일게 된다.
그만큼 증국상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 감탄하며 아주 매력적인 배우 주동우와 이를 잘 받쳐준 마사순에게 반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선명하며 아련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대사가 너무 작게 들려서 음량을 많이 키워야 한다.
당연히 서라운드 효과도 제대로 살아나기 어렵다.
음량만 좀 크게 녹음됐더라면 아주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부록으로 김세윤 작가와 이다혜 씨네21 기자의 음성해설이 들어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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