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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블루레이)

울프팩 2019. 8. 17. 18:05

증국상 감독이 만든 홍콩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七月與安生, SoulMate, 2017년)는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깜짝 놀란 작품이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탄탄한 구성과 연출력,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이 결합된 수작이다.

 

누아르 또는 코미디로만 홍콩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가히 홍콩 영화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인 영화다.

안니 바오베이의 인터넷 소설 '칠월과 안생'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라는 이승철의 노래가 생각나게 한다.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였던 두 여성 칠월(마사순)과 안생(주동우)은 자라면서 점점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안생과 모범생으로 곧게 자란 칠월은 그만큼 각기 다른 길을 가지만 항상 서로에 대한 변치 않는 우정을 간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칠월의 남자 친구인 가명(이정빈)이 등장하면서 흔들린다.

칠월과 가명은 결혼까지 약속하지만 안생 또한 가명에게 마음이 끌린다.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은 어찌보면 통속극처럼 흐를 수 있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기막힌 각색 덕분에 보는 이의 허를 찌르는 기발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특히 플래시백을 도입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퍼즐 조각을 맞추듯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성은 마치 추리소설을 보는 것처럼 빠져들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증국상 감독은 섬세한 연출로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했다.

여기에는 여성들간의 우정과 묘하게 싹트는 동성애적 감정, 질투와 시기 등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뒤엉켜 스며드는데 이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게 잘 풀어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고 나면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잔한 감정이 일게 된다.

그만큼 증국상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 감탄하며 아주 매력적인 배우 주동우와 이를 잘 받쳐준 마사순에게 반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선명하며 아련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대사가 너무 작게 들려서 음량을 많이 키워야 한다.

당연히 서라운드 효과도 제대로 살아나기 어렵다.

 

음량만 좀 크게 녹음됐더라면 아주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부록으로 김세윤 작가와 이다혜 씨네21 기자의 음성해설이 들어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두 여주인공을 연기한 마사순과 주동우. 이 작품은 각색을 아주 많이 해서 원작과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진가신 감독이 원작 소설을 읽고 증국상 감독에게 영화로 만들라고 제의했다고 한다. 진가신 감독은 제작자로 참여했다.
영화 각색 과정에서 4명의 작가가 2명씩 나눠서 각각 안생과 칠월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영화는 노골적이지 않지만 은근한 여성들의 동성애적 코드도 들어 있다. 상해에서 주로 촬영.
영화의 묘미는 두 사람의 삶과 성격이 뒤바뀌는데 있다. 그러나 원작 소설에서는 영화와 달리 두 여주인공의 성격과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증국상 감독은 두 여성의 14년에 걸친 우정과 사랑을 묘사하기 위해 1992년생인 주동우와 88년생인 마사순을 선택했다. 
이 작품은 영상이 참 아름답다. 촬영은 '무협'을 찍은 포헌명과 징핀유가 맡았다.
원작 소설은 2018년에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국내 번역본은 작가의 데뷔작 '안녕 웨이안'을 비롯해 '칠월과 안생' 등 10편의 단편을 묶어 놓았다.
이정빈이 남자 주인공 가명을 연기. 안니 바오베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 칭산이 쓴 이 작품은 2002년에 만화, 2011년에 연극으로도 제작됐다.
원작을 쓴 여성작가 칭산은 1974년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리제다. 은행, 광고사, 출판사, 잡지사 등을 다니다가 1998년부터 인터넷에 안니 바오베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올렸다. 2014년 필명을 칭산으로 바꿨다.
칠월을 연기한 마사순은 카르티에, 아우디 등 유명 기업들의 광고모델로 활동했다.
안생을 맡은 주동우는 우리나라 배우 이준기, 유선과 함께 '시칠리아 햇빛아래'에도 출연했다. 
주동우와 마사순은 이 작품으로 홍콩 금마장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뒤 서로 키스해 화제가 됐다.
증국상 감독은 유명한 '무간도' 시리즈로 유명한 홍콩 배우 증지위의 아들이다.
증국상 감독은 스크립터로 영화계 일을 시작했다가 배우가 돼 4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도 나온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리메이크 예정이다. 연출은 '혜화,동'의 민용근 감독이 맡았고 '마녀'의 주인공 김다미가 캐스팅됐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1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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