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외계인하면 떠오르던 생각이 문어 형상이었다.
아마 만화책 등에서 봤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Alien, 1979년)은 이 같은 생각을 송두리째 뒤엎었다.
벌레같기도 하고 언뜻 보면 투구 쓴 개 같기도 한 외계 생명체는 경악 그 자체였다.
자웅동체인 에이리언은 기생충처럼 사람의 몸에 알을 낳아 자라나면 몸을 찣고 튀어나와 사람을 잡아먹는다.
총에 맞으면 금속을 녹이는 강한 산성 피를 흘려 피해를 주는 에이리언은 공포와 충격의 상징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SF라기보다 밀실 공포물에 가깝다.
어디로 달아날 곳 없는 우주선 안에서 7명의 대원들이 외계인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는 1분 1초가 보는 이의 숨통을 조인다.
그만큼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이 뛰어났고, HR 기거라는 걸출한 아티스트가 창조한 외계 생명체가 돋보였다.
이 작품이 성공하며 4편까지 제작됐으나 완성도와 재미, 독창성 면에서 1편이 가장 뛰어났다.
그야말로 SF 영화에 한 획을 그은 걸작이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 디스크만 수록됐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의 화질은 아주 좋다.
사람들의 피부가 매끄럽게 표현됐으며 1970년대 영화로 보기 힘들 만큼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영상을 자랑한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우수하다.
사방 채널에서 쏟아지는 사운드를 들어보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박스세트처럼 4K 타이틀 역시 1979년 극장판과 1분가량 짧지만 에이리언에게 잡힌 승무원들이 죽여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이 들어간 2003년 감독판 등 2가지가 들어 있다.
부록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 및 배우들의 2003년판 음성해설과 감독 혼자서 담당한 79년판 음성해설 등 2가지 음성해설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79년판 해설은 예전에 나온 DVD 박스세트에는 들어있지 않다.
삭제 장면도 수록됐으나 한글 자막이 없다.
과거 출시된 6장짜리 블루레이 박스세트에도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제작과정 등 나머지 부록에 한글자막이 들어가 있지 않은데 4K 역시 마찬가지다.
DVD 박스세트 부록에는 모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빠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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