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945년 이집트 나그 하마디에서 발견된 도마복음이나 보병궁복음서에 대한 얘기를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가 소설에 묘사한 예수의 수행과정과 예수가 십자가 사건 이후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자녀를 낳고 여생을 보낸 부분은 해당 문서들에 언급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며 고뇌한 예수를 소설 속에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었으나 출판 후 숱한 논란에 휩싸이며 신성모독으로 교황청으로부터 파문당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고 마리아와 결혼한 뒤 아이를 낳은 이야기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와 마가렛 스타버드의 신학연구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 1970년대 BBC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성배'와 여기 참가한 헨리 링컨의 저서 등에도 언급됐다.
카잔차키스 소설을 영상으로 충실하게 재현한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의 '예수의 마지막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1988년)이 개봉 반대 등 기독교의 거센 반발을 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콜세지 감독은 험악하게 생긴 윌렘 데포(Willem Dafoe)를 예수 역할로 내세워 그동안 기독교에서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신이 아닌 삶과 죽음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뤘다.
그러면서도 스콜세지 감독과 카잔차키스는 종교계를 의식했던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결론에 예수가 두 번씩 결혼해 자식을 낳고 인간으로 살았던 여생을 십자가에 매달려 꾼 꿈처럼 묘사해 버렸다.
그렇지만 카잔차키스와 스콜세지의 진심은 결론이 아닌 후반부에 예수가 사도 바울을 만나는 장면에 숨어 있다.
해당 장면을 보면 한 번도 예수를 본 적 없는 바울이 마치 예수를 직접 만나 설교를 들은 제자인양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설교를 한다.
이를 우연히 본 노인 예수가 바울에게 한마디 한다.
"나에 대해 거짓말하지 마시오. 계속 그러면 모두에게 진실을 말하겠소."
바울의 대답이 걸작이다.
"당신이 예수든 아니든 상관없소. 중요한 것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예수가 부활해 구원할 것이라는 점이오.
나는 사람들이 원해서 믿었던 것들을 골라 진실을 만들었소.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아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육체적 부활이 필요하다면 그리 할 거요."
거의 사기꾼 수준인 바울에게 예수가 화를 낸다.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어. 모두에게 진실을 말할 거요."
바울이 웃는다.
"그러시게나. 누가 당신을 믿겠어? 오히려 날 믿는 사람들이 당신을 죽일걸. 사람들은 구세주가 필요하니까."
사족을 달자면 살아생전 예수를 만나지 못한 사도 바울은 지금의 신약 성서를 만든 사람이나 다름없다.
동정녀 탄생설, 예수의 육체적 부활과 십자가 대속설 역시 바울이 전파했다.
그래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동정녀 탄생설과 예수의 부활은 진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비디오테이프급 수준이다.
잡티와 스크래치도 많고 해상도도 떨어지며 일부 누드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서라운드 효과가 그럴듯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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