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2009년)라는 제목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다섯 감독이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와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라는 이중적인 뜻이다.
이 작품은 변혁, 허진호, 유영식, 민규동, 오기환 등 5명의 중견감독이 하나의 주제를 갖고 각자의 스타일로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이들이 정한 주제는 '에로스'다.
아무래도 사랑이 인간의 감각을 총동원하는 일인 데다 사람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다섯 감독은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시나리오부터 배우 섭외, 연출, 편집 등은 각 감독들이 각자의 개성대로 하고 배우들의 각 에피소드 간 교차 출연, 각 에피소드의 소재 선택 등은 모여서 토의를 거쳐 정했다.
따라서 전체 주제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저마다 다른 개성 강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만큼 한 영화 속에서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변혁 감독의 'his concern'은 기차에서 만난 남녀의 하룻밤 사랑을 다룬 쿨한 멜로물, 허진호 감독의 '나 여기 있어요'는 아내를 잃은 남편의 가슴 아픈 순애보를 다루고 있다.
유영식 감독의 '33번째 남자'는 감독과 여배우가 얽힌 신비한 판타지물, 민규동 감독의 '끝과 시작'은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가 사랑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몽환적인 작품이다.
오기환 감독의 '순간을 믿어요'는 고교생들의 꽤나 성숙한 연애담을 다룬 육감적인 영화다.
눈에 띄는 것은 등장하는 배우들이다.
장혁, 엄정화, 황정민, 송중기, 신세경, 김효진, 이시영, 김수로, 배종옥, 김규리, 김동욱, 김강우 등 어떻게 불러 모았을까 싶을 만큼 쟁쟁한 스타들이 줄줄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적나라한 정사 장면을 과감하게 연기했다.
특히 배종옥, 김규리, 엄정화, 김효진 등은 남녀 간에 평범한 베드신뿐만 아니라 과감한 동성애 장면과 밧줄로 묶어놓고 채찍으로 때리는 등 SM 플레이까지 연기해 깜짝 놀라게 만든다.
각 이야기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다양한 음식이 골고루 나오는 코스 요리처럼 이색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다만 제대로 격식을 갖춘 코스라기보다는 가벼운 미니바 같은 느낌이다.
즉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소품이나 뮤직 비디오처럼 힘주지 않고 부담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단편선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터운 편이며 중경과 원경에서 디테일이 명료하지 않다.
조금만 멀리서 잡은 장면은 정확하게 배우가 누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
디테일이 부족한 것은 DVD 타이틀의 물리적 특성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음향은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한다.
부록으로 5명의 감독이 각 에피소드에 대해 설명한 음성해설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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