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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인베이젼

울프팩 2012. 7. 13. 07:47

1956년에 나온 돈 시겔 감독의 '신체강탈자의 침입'은 외계인의 공포를 다룬 훌륭한 B급영화였다.
우리가 익히 아는 ET같은 괴상한 생명체나 괴물이 아닌 사람의 모습과 식물의 씨앗이라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알 수 없는 공포를 다룸으로써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잭 피니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의 성공 이후 필립 카우프만과 아벨 페라라도 리메이크를 했고, 2007년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이 '인베이젼'(The Invasion, 2007년)이라는 제목으로 3번째 리메이크를 했다.

이 작품은 외계 생명체가 바이러스로 돌변해 인간의 몸 속에 침투해 사람의 성격을 바꿔놓는 내용이다.
즉 몸은 그대로지만 속은 어제와 다른 성격을 지닌 완전 새로운 존재로 돌변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앞의 리메이크작 만큼 성공적이지 못했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친 냉전의 시대상황 등 각 시대별 특징을 녹여낸 전작들만큼 공포나 스릴을 주지 못했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부족했다.

니콜 키드먼, 다니엘 크레이그 등 뛰어난 스타들이 출연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스타 파워를 느낄 수 없는 것은 이들의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매력적으로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럴거라면 3번째 재방송에 불과한 소재를 굳이 왜 리메이크를 했는 지 의아할 정도.

1.78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블루레이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성에 차지 않는 화질이다.
거친 윤곽선과 원경 중경에서 뭉개지는 디테일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촬영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제작자인 조엘 실버와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이 이 작품에서 묘사한 외계 생명체는 우주선에 묻어온 미생물이다. 너무나도 작은 미생물은 보이지 않는 공포를 선사한다.
잭 피니가 1955년 발표한 원작 소설은 외계 생명체가 조용히 미국의 한 마을을 포획하는 과정을 통해 당시 광풍처럼 몰아친 매카시즘을 은유하고 있다.
1978년과 93년에 제작된 리메이크작들은 냉전과 반문화, 종교에 대한 경고 등을 담고 있다. 세번 째 리메이크작인 이 작품은 사스, 에이즈 등 인류를 공격하는 미세한 바이러스, 즉 질병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모두 합치면 지구의 어떤 생물을 합친 무게보다 많다고 한다. 그래서 생물학자들은 인류 최후의 적으로 미생물 바이러스를 꼽는다.
촬영은 워싱턴에서 했다.
바이러스형 외계 생명체가 사람의 몸 속에 침투해 조종하면서 사람들은 각종 감정이 없는 무덤덤한 인간으로 바뀐다. 결코 화내거나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않는 무감정의 상황이 오히려 세상의 평화를 가져온다. 그만큼 세상에 무관심해지기 때문.
영화 속 증세는 일부 모겔론스병과 유사하다. 정신집중이 안되고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모겔론스병은 피부가 괴사하며 촌충모양의 푸른 섬유조직이 생성돼 마치 벌레처럼 몸에서 떨어져 나온다. 아직까지 발병 원인은 불명이며 치료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주연을 맡은 니콜 키드먼. 미세 공포를 다룬 이 작품은 2007년 9월 국내에서 개봉돼 전국 5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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