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년)은 참으로 묘한 영화다.
소름끼치도록 무섭고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탐미적인 아름다움이 곳곳에 도사린 작품이다.
제목은 계모에게 구박받는 장화 홍련의 전래 설화를 연상케 하지만, 모티브만 빌려 왔을 뿐 내용은 설화와 다르다.
뒤틀린 가족관계가 가져오는 긴장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사건의 윤곽을 모호하게 처리해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든다.
그만큼 영화는 공포와 스릴러의 분위기를 지녔으며서도 엄마 잃은 자매의 슬픔을 간직한 가족 영화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아름다운 미술이다.
인물의 의상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는 배경의 강렬한 색감과 꽃무늬 벽지와 가구의 배치 등이 하나의 정물화를 보는 것처럼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여기에 극단적 콘트라스트를 추구해 어둠에 묻힌 배경 속에 창백할 정도로 하얗게 도드라진 배우들의 피부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임수정, 문근영, 염정아 등 긴장의 축을 이루는 세 배우가 뿜어내는 팽팽한 긴장의 열기도 좋았고, 이병우의 애조 띤 기타 선율이 빚어내는 멜로디 또한 잊을 수 없다.
하지만 시청각적으로 아름다운 영화이지만 구성이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과관계를 이루는 미움의 뿌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
엄마의 죽음부터 죽은 엄마와 염정아의 관계가 충분한 설명없이 모호하게 처리되다 보니, 염정아가 왜 그리 두 자매를 미워하는 지 석연치 않다.
특히 염정아는 어떤 이유로 새 엄마가 된 건지 설명이 모호하다보니 서로를 향한 그들의 분노 또한 애매모호하다.
관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이미지 만으로도 볼 만 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살짝 이중윤곽선이 보이고 샤프니스도 높지 않지만 색감이 잘 살아 있다.
김 감독이 리마스터링을 하면서 DVD에서 아쉬웠던 채도를 높여 전체적으로 화면이 밝고 화사하다.
덕분에 DVD에서 살아나지 않았던 어두운 부분들도 또렷하게 보인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돼 소리의 방향감이 잘 살아 있다.
특히 소리가 주는 공포가 대단한 만큼 리어에서 울리는 공포스런 달음박질 소리 등 각종 효과음이 세세하게 재생된 사운드는 공포감을 배가 시킨다.
부록은 기존 DVD 타이틀에 실린 2편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삭제장면, 프로덕선 디자인, 음악, 포스터 등은 물론이고 블루레이에만 들어 있는 10주년 기념 관객과의 대화, 10주년 기념 감독과 임수정의 짧은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두 자매를 연기한 문근영과 임수정. 등 뒤로 윌리엄 모리스의 꽃무늬 벽지 디자인이 보인다. 제목 장화, 홍련은 장미와 연꽃을 상징. 이모개 촬영감독과 오승철 조명감독은 사실상 이 작품이 각 부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데뷔작이다. 염정아는 김 감독이 생각지도 못한 캐스팅이었다고 한다. 임수정은 다중인격의 소녀를 맡아 열연했다. 김 감독은 인물의 정서 등을 색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서 색 보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 김 감독은 귀신이 느리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빨라지는 등 속도를 변화시켜 공포스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임수정이 부는 휘파람 소리는 휘파람을 잘 부는 김 감독이 불었다. 임수정이 연기한 수미의 죄의식이 더 강해 유달리 원귀를 잘 보는 설정이다. 김 감독은 부엌 장면을 극장 상영판보다 밝게 색보정했다. 덕분에 DVD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는 싱크대 밑 귀신이 또렷하게 보인다. 색감이 뛰어난 작품이어서, 자줏빛 배경과 보라색 의상, 염정아의 흰 피부가 또렷이 살아있다. 장롱에 넣어둔 자루 장면 등 일부는 사람이 들어가 촬영. 염정아는 대본을 읽고 생각한 새엄마 역할이 감독의 생각과 달라서 연기에 애를 먹어 포기할 생각까지 했단다. 염정아는 극단적인 계모를 생각한 반면, 감독은 편한 새엄마를 요구했다고 한다. 카메라가 한 바퀴 회전하며 두 명의 염정아가 나타나는 장면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내에서 모션컨트롤카메라로 촬영했다. 영화 속 CG와 모션컨트롤카메라 작업은 디지털테트라(DTI)에서 작업. 1, 2층으로 구성된 집은 야외에 만든 세트다. 시나리오에 맞춰 집을 설계하기 위해 2,000여장의 도면을 그렸고, 비싼 고가구를 사용했다. 염정아도 끔찍한 기억과 죄의식 때문에 귀신을 보게 된다. 장롱을 열었을 때 나오는 기괴한 소리는 아기 울음소리를 변조했다.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방을 찍기 위해 냉동고를 집어 넣어 실내를 영화로 만들고 촬영. 엄마는 우울증 때문에 자살한 건지, 이혼후 죽은 건지 죽음에 대한 설명이 애매모호하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을 찍기 전에 문근영을 잘 몰랐으나 아이스크림 CF에 나온 연기를 보고 마음에 들어 캐스팅했다. 김 감독은 촬영장에거 말이 거의 없어 배우들이 긴장했단다. 특히 임수정은 NG를 여러 번 내면서 결국 그날 장면을 접게 되자 숙소로 돌아가 많이 울었다고 한다.
소름끼치도록 무섭고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탐미적인 아름다움이 곳곳에 도사린 작품이다.
제목은 계모에게 구박받는 장화 홍련의 전래 설화를 연상케 하지만, 모티브만 빌려 왔을 뿐 내용은 설화와 다르다.
뒤틀린 가족관계가 가져오는 긴장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사건의 윤곽을 모호하게 처리해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든다.
그만큼 영화는 공포와 스릴러의 분위기를 지녔으며서도 엄마 잃은 자매의 슬픔을 간직한 가족 영화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아름다운 미술이다.
인물의 의상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는 배경의 강렬한 색감과 꽃무늬 벽지와 가구의 배치 등이 하나의 정물화를 보는 것처럼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여기에 극단적 콘트라스트를 추구해 어둠에 묻힌 배경 속에 창백할 정도로 하얗게 도드라진 배우들의 피부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임수정, 문근영, 염정아 등 긴장의 축을 이루는 세 배우가 뿜어내는 팽팽한 긴장의 열기도 좋았고, 이병우의 애조 띤 기타 선율이 빚어내는 멜로디 또한 잊을 수 없다.
하지만 시청각적으로 아름다운 영화이지만 구성이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과관계를 이루는 미움의 뿌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
엄마의 죽음부터 죽은 엄마와 염정아의 관계가 충분한 설명없이 모호하게 처리되다 보니, 염정아가 왜 그리 두 자매를 미워하는 지 석연치 않다.
특히 염정아는 어떤 이유로 새 엄마가 된 건지 설명이 모호하다보니 서로를 향한 그들의 분노 또한 애매모호하다.
관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이미지 만으로도 볼 만 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살짝 이중윤곽선이 보이고 샤프니스도 높지 않지만 색감이 잘 살아 있다.
김 감독이 리마스터링을 하면서 DVD에서 아쉬웠던 채도를 높여 전체적으로 화면이 밝고 화사하다.
덕분에 DVD에서 살아나지 않았던 어두운 부분들도 또렷하게 보인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돼 소리의 방향감이 잘 살아 있다.
특히 소리가 주는 공포가 대단한 만큼 리어에서 울리는 공포스런 달음박질 소리 등 각종 효과음이 세세하게 재생된 사운드는 공포감을 배가 시킨다.
부록은 기존 DVD 타이틀에 실린 2편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삭제장면, 프로덕선 디자인, 음악, 포스터 등은 물론이고 블루레이에만 들어 있는 10주년 기념 관객과의 대화, 10주년 기념 감독과 임수정의 짧은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두 자매를 연기한 문근영과 임수정. 등 뒤로 윌리엄 모리스의 꽃무늬 벽지 디자인이 보인다. 제목 장화, 홍련은 장미와 연꽃을 상징. 이모개 촬영감독과 오승철 조명감독은 사실상 이 작품이 각 부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데뷔작이다. 염정아는 김 감독이 생각지도 못한 캐스팅이었다고 한다. 임수정은 다중인격의 소녀를 맡아 열연했다. 김 감독은 인물의 정서 등을 색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서 색 보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 김 감독은 귀신이 느리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빨라지는 등 속도를 변화시켜 공포스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임수정이 부는 휘파람 소리는 휘파람을 잘 부는 김 감독이 불었다. 임수정이 연기한 수미의 죄의식이 더 강해 유달리 원귀를 잘 보는 설정이다. 김 감독은 부엌 장면을 극장 상영판보다 밝게 색보정했다. 덕분에 DVD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는 싱크대 밑 귀신이 또렷하게 보인다. 색감이 뛰어난 작품이어서, 자줏빛 배경과 보라색 의상, 염정아의 흰 피부가 또렷이 살아있다. 장롱에 넣어둔 자루 장면 등 일부는 사람이 들어가 촬영. 염정아는 대본을 읽고 생각한 새엄마 역할이 감독의 생각과 달라서 연기에 애를 먹어 포기할 생각까지 했단다. 염정아는 극단적인 계모를 생각한 반면, 감독은 편한 새엄마를 요구했다고 한다. 카메라가 한 바퀴 회전하며 두 명의 염정아가 나타나는 장면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내에서 모션컨트롤카메라로 촬영했다. 영화 속 CG와 모션컨트롤카메라 작업은 디지털테트라(DTI)에서 작업. 1, 2층으로 구성된 집은 야외에 만든 세트다. 시나리오에 맞춰 집을 설계하기 위해 2,000여장의 도면을 그렸고, 비싼 고가구를 사용했다. 염정아도 끔찍한 기억과 죄의식 때문에 귀신을 보게 된다. 장롱을 열었을 때 나오는 기괴한 소리는 아기 울음소리를 변조했다.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방을 찍기 위해 냉동고를 집어 넣어 실내를 영화로 만들고 촬영. 엄마는 우울증 때문에 자살한 건지, 이혼후 죽은 건지 죽음에 대한 설명이 애매모호하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을 찍기 전에 문근영을 잘 몰랐으나 아이스크림 CF에 나온 연기를 보고 마음에 들어 캐스팅했다. 김 감독은 촬영장에거 말이 거의 없어 배우들이 긴장했단다. 특히 임수정은 NG를 여러 번 내면서 결국 그날 장면을 접게 되자 숙소로 돌아가 많이 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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