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블루레이)

울프팩 2013. 10. 26. 18:49
커크 존스 감독의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Nanny McPhee, 2005년)를 처음 본 것은 유럽 출장길 비행기에서였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블루레이까지 구입했다.

이 작품은 1964년 여류 소설가 크리스티안나 브랜드가 쓴 아이들을 위한 동화 '간호사 마틸다' 시리즈가 원작이다.
'간호사 마틸다' '간호사 마틸다 도시에 가다' '간호사 마틸다 병원에 가다' 등 3권의 동화를 영화 '러브 액추얼리'로 유명한 배우 엠마 톰슨이 합쳐서 각색을 했다.

엠마 톰슨은 연기도 잘하지만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비롯해 각본도 곧잘 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각색과 주연까지 겸했다.

내용은 말썽꾸러기 7남매가 모여사는 집에 어느날 홀연이 나타난 유모 맥피가 착한 아이들로 만드는 이야기다.
악동들의 못된 장난과 마법으로 이를 바꾸는 맥피의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여기에 커크 존스 감독은 적당한 로맨스를 곁들여 온 가족이 모여 훈훈하게 볼 만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특히 재산을 노리고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못된 과부와 진정으로 사랑한 아름다운 하녀 이야기는 마치 동화 '신데렐라' 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워킹타이틀 작품답게 각종 소품으로 공간을 꽉 채우고 화사한 색감으로 수놓은 영상 또한 볼 만 하다.
그만큼 공들인 미장센이 훌륭하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우선 갖가지 색상이 찬란하게 빛나고 윤곽선이 깔끔하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소리의 이동감이 좋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리어에서 울리는 발소리 등을 들어오면 공간의 확장감이 느껴진다.

부록으로 감독과 아이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분장, 삭제장면, 원작 이이야, 개그릴 등이 들어 있는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7남매 중 맏이를 연기한 토마스 생스터는 '러브 액츄얼리'에서 북치는 소년으로 얼굴을 알렸다. 토마스는 그 영화에서도 엠마와 공연을 했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받은 엠마 톰슨이 각색을 맡았다.
7남매의 집과 마을은 모두 허허벌판에 지은 세트다. 제작진은 영국에서 전선이나 주차미터 등 현대 설비가 없는 마을을 찾을 수 없어 직접 지었다.
커다란 사마귀, 가운데가 붙은 일자 눈썹, 아랫입술을 덮는 긴 치아 등 맥피의 외모는 원작의 묘사를 그대로 따랐다. 맥피의 외모는 아이들이 착하게 변하면서 달라진다.
아이들이 홍역에 걸린 척 꾀병을 부리는 이야기, 당나귀에게 여장을 시키는 이야기, 숙모가 아이를 데려가는 설정 등은 모두 원작을 따랐다.
아버지를 연기한 콜린 퍼스. 영화는 7남매로 설정했지만 원작은 이름조차 지어주지 못할 정도로 아이가 많은 것으로 나온다.
연날리는 장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국 도르셋의 더들도어에서 촬영. 런던 남서쪽 바닷가인 룰위스 코브의 더들도어 해변은 1억4,000만 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 지대. 헬기로 6톤의 이르는 장비를 실어 날라 촬영했다.
원래 이 이야기는 1800년대 중반, 원작자의 증조할아버지가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토대가 됐다. 대대로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크리스티안나 브랜드가 동화로 만들고, 사촌인 삽화가 에드워드 아디조네가 그림을 그렸다.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아이를 키울 돈이 없어 숙모에게 지원을 받기 위해 재혼을 하는 설정이지만, 원작 동화에서는 부인이 버젓이 살아 있다.
화사한 색감과 빈틈이 없을 정도로 소품이 가득 들어찬 미장센이 인상적이다. 대칭을 이룬 두 여인의 구도 또한 회화적이다.
본명이 메리 크리스티안나 밀른인 원작자는 1907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인도에서 자랐고, 영국으로 돌아와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작가가 되기 전에 모델, 댄서, 가정교사, 가게 점원 등으로 일했고 추리소설을 써서 미국 영국서 상도 많이 받았다. 그는 81세로 타계했다.
아름다운 하녀를 연기한 켈리 맥도날드. 하녀와 주인의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삽화를 그린 원작자의 사촌 에드워드 아디조네는 1900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제 2 차 세계대전 때 공식 전쟁화가로 활동했다. 그는 원작 시리즈를 비롯해 150편의 작품에 삽화를 그렸다.
눈이 내리는 결혼식 장면은 인공 눈을 뿌리며 그린 스크린 촬영을 한 뒤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했다.
원작의 간호사가 유머로 바뀐 이유는 과거 영국에서는 간호사가 유머 역할을 겸했는데, 지금은 간호사의 역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1Disc)
커크 존스 감독
내니 맥피 : 블루레이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