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이 만든 '사무라이' 3부작 가운데 마지막 편이 '간류도의 결투'(1956년)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오랜 수련을 끝내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일을 할 때 당대 최고의 무사라는 사사키 코지로의 도전을 받고 간류도에서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무사시가 소소한 싸움을 벌이고 두 여인의 애정공세에 괴로워하는 기본적인 설정은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전작들보다 무사시의 언행이 진중해져서 수련의 깊이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히로시 감독의 사무라이 시리즈는 액션이 화려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
상대방을 노려보며 대치를 하던 중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검과 검이 충돌하는 결투의 과정은 그 자체로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특히 막상 싸움보다 직전의 대치 국면이 긴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과정은 이후 스파게티 웨스턴 등 여러 서부극에도 차용됐다.
언제나 그렇듯 미후네 도시로는 무사시를 아주 잘 표현했다.
날카로운 눈빛과 얼굴 가득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표정은 아주 일품이다.
무사시가 마을을 습격한 산적들을 무찌르는 과정은 얼핏보면 '7인의 사무라이'를 연상케 한다.
극 중 최고 하일라이트는 간류도 해변에서 코지로와 벌이는 싸움 장면이다.
해를 등지고 선 무사시와 바다를 안고 선 코지로의 싸움이 한 편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정작 액션은 별다를 게 없이 싱겁지만 대결이 주는 긴장감이 압권이다.
코지로의 싸움을 끝으로 69전 무패의 전설을 기록한 무사시 시리즈의 대미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화소가 뭉개지고 색도 번져 제대로 눈 코 입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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