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리(Spike Lee) 감독의 '정글 피버'(Jungle Fever, 1991년)는 미국의 인종차별을 남녀 관계를 빌어 얘기한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유능한 흑인 남성(웨슬리 스나입스 Wesley Snipes)에게 어느 날 백인 여성(아나벨라 시오라 Annabella Sciorra)이 비서로 배치된다.
그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 연정이 싹트며 문제가 발생한다.
흑인 남자는 가정과 직장까지 버리며 여자와 사랑을 택하고 백인 여자는 식구들에게 매를 맞고 쫓겨나면서까지 흑인 남자를 따른다.
그렇지만 현실은 사랑만으로 살 수 없는 법, 둘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스파이크 리는 참으로 냉소적이다.
아직까지 미국 사회에 남아있는 뿌리 깊은 흑백 갈등을 잔인할 정도로 정직하게 묘사한다.
영화인 만큼 결말을 둘의 해피엔딩으로 끝맺어도 될 텐데, 그러지 않는다.
리 감독에게는 '앨리 맥빌'에 자주 등장하는 흑백 커플이 그저 드라마 얘기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냉정하게 해피 엔딩을 외면한다.
그에게는 아직도 흑백커플이 미국 사회의 터부다.
1.8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 영상은 화질이 좋지 않다.
윤곽선이 명료하지 못하며 색감도 탁하다.
문제작 반열에 드는 작품인데 음성해설도 넣고 화질과 음향도 보강을 해서 내주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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