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체리쉬

울프팩 2013. 11. 12. 22:49

이 영화, 특이하다.
우선 소재가 독특하고 내용도 별나다.

핀 테일러 감독의 '체리쉬'(Cherish, 2002년)는 17미터의 사랑을 다뤘다.
17미터란 전자발찌의 감응거리다.

우리는 전자발찌하면 성폭력범이 우선 떠오르겠지만 미국의 전자발찌 제도는 좀 다르다.
중죄인이 아닌 경우 재판을 받을 때까지 전자발찌를 채워 행동을 제한한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감지기와 일정거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멀리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내용은 음주운전으로 경찰관을 사망케 했다는 누명을 쓰고 전자발찌를 차게 된 여성의 이야기다.

시작은 불운했지만 전자발찌 덕에 짜릿한 사랑의 경험도 하게 되고, 범인 색출에도 나선다.
일단 전자발찌를 다룬 영화가 흔치 않다보니 소재가 새롭고, 전자발찌로부터 벗어나 진범을 잡고 싶어하는 여성의 행동이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다.

전자발찌에 얽힌 코믹하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이야기가 윤택하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감독이 실제 전자발찌를 찼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나서 대본에 곁들였단다.
역시 실화가 주는 힘이었다.

괴짜 여주인공은 '버티칼 리미트'에서 주인공의 여동생으로 나온 로빈 튜니가 맡았다.
야성의 거친 면모를 보인 '버티칼 리미트'와는 또다른 톡톡튀는 매력을 보여준다.

더불어 이 영화에는 홀앤오츠, 휴먼리그, 텐씨씨 등 1980년대 쟁쟁한 밴드들이 부른 귀에 익은 팝음악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를 듣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그저 그렇다.
블루레이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윤곽선도 두텁고 디테일이 떨어지는 등 성에 차지 않는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비하인드씬과 삭제장면 등이 들어 있는데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여주인공을 맡은 로빈 튜니.
전자발찌를 찬 채 감지기에서 17미터 이상 떨어지면 모뎀을 통해 감독관에게 즉각 전송되기 때문에 집 밖을 나갈 수가 없다. 거리는 감독관이 지정하기 나름이다.
브린으로 나온 가수 리즈 페어와 로빈 튜니는 친구 사이라고 한다.
핀 테일러 감독은 전자발찌를 착용했던 사람 30명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대본을 썼다.
감독관은 '오 형제여 어디있는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에 출연한 팀 블레이크 닐슨이 연기. 그는 배우 겸 감독,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다.
로빈 튜니는 밥 고세 감독의 '나이아가라 나이아가라'로 199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영화에는 좌, 우 스피커가 본체와 분리되는 카세트라디오, 모토로라의 스타택 휴대폰, 프리미어 영화잡지 등 추억의 물건들이 많이 나온다.
핀 테일러 감독은 장거리 여행 중 1960~80년대 팝을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이 영화를 구상했다. 그래서 휴먼리그의 'Don't You Want Me', 홀앤오츠의 'Private Eyes', 터틀스의 'Happy Together', 아메리카의 'Sister Golden Hair', 클라이맥스블루스밴드의 'I Love You' 등 뒤에 익은 곡들이 삽입됐다.
극 중 로빈 튜니가 농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는 원래 농구선수가 꿈이었다. 실제로 학창시절 농구선수로 뛰었으나 고교 1학년때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무릎 부상을 몇 번 입어 선수생활을 포기했다.
체리쉬 Cherish
핀 테일러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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