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이 제임스 딘이라는 스타 탄생을 예고한 작품이라면,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이유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1955년)은 그를 청춘의 우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제임스 딘은 반항끼 가득한 10대로 나와 한껏 억눌린 젊음을 폭발하듯 분출시킨 연기로 젊은이들의 스타가 됐다.
이 작품이 독특한 것은 가난이나 불우한 환경이 아닌 그런대로 살만한 중산층 자녀들의 반항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꼭 환경이 나빠야 삐뚫어진다고 생각한 당시 기성세대들로서는 있는 집 자식들이 왜 반항을 하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
거기에는 제목 그대로 이유가 없다.
기성세대들의 보수적이고 낡은 가치관으로 옥죄려 드는 1950년대 사회 분위기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발이 정확한 이유였지만, 당시 부모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했기에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렇기에 기성세대들은 이해하기 힘든 불온한 영화가 됐고, 10대들에게는 처음으로 그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진솔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열광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영화 속 주인공 일행들은 기성세대로부터 도망쳐 유사 가족 형태를 만들어 그들만의 안식을 꿈꾸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야기의 리얼리티는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취재 덕분이었다.
그는 청소년들이 터널을 향해 양쪽에서 돌진해 피하면 지는 '블라인드 런'이라는 게임을 즐긴다는 것을 알고, 이를 영화에 '치킨 런' 게임으로 바꿔서 반영하는 등 최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했다.
치킨 런 뿐만 아니라 실제 고교시절 불량서클 멤버였던 프랭크 마졸라를 배우로 기용해 불량 청소년들의 은어와 행동거지까지 영화에 그대로 반영했다.
그래도 이 영화가 가장 빛났던 이유는 역시 제임스 딘이다.
온 몸을 불사르듯 혼신을 다한 그의 연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춘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딘이 입고 나온 불타는 것처럼 새빨간 점퍼와 흰 셔츠, 그리고 청바지는 영화 개봉 후 유행이 됐다.
더불어 이 작품으로 아역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스타로 거듭난 나탈리 우드의 청순미와 살 미네오, 푸릇푸릇한 청춘 시절의 데니스 호퍼의 연기 또한 주목할 만 하다.
공교롭게 이 작품의 3대 비극인 딘과 나탈리 우드, 살 미네오를 비롯해 데니스 호퍼까지 모두 세상을 떴다.
정작 제임스 딘은 이 영화가 일으킨 반항적인 청춘 신드롬을 보지 못했다.
시사회 한 달 전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다.
비록 스타는 사라졌지만, 58년이 흐른 지금 다시 봐도 뛰어난 연기가 피를 끓게 하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5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요즘 작품과 비교하면 화질이 그저 그렇다.
링잉과 지글거림, 떨어지는 디테일은 여러 모로 아쉽지만 그래도 색감 등이 '에덴의 동쪽'보다 좋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사운드가 전방에 집중된 편.
부록으로 영화전문가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제임스 딘 회고 다큐 등이 들어 있으며, DVD에 없던 데니스 호퍼의 회고 인터뷰가 블루레이에 추가됐다.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데, DVD에 들어 있던 음성해설의 한글자막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제임스 딘은 이 작품에서 10대들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연기한 배우라는 평을 받았다. 이를 위해 니콜라스 레이는 딘에게 즉흥 대사도 만들고 마음대로 캐릭터를 발전시키도록 엄청난 자유를 줬다. 제임스 딘의 대사 "날 갈갈이 찢어놓네"는 당시 10대들의 심정을 대변해 유명해졌다. 원래 첫 장면은 10대들이 상점 주인을 습격하는 내용인데, 10대들의 폭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상영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 제작사의 반대로 바뀌었다. 새벽에 딘이 술에 취해 길에서 주정하는 모습은 그의 즉흥연기다. 나탈리 우드는 이 작품 이전까지 아역배우였다. 그는 성인연기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일부러 반항적인 이 역할에 매달렸고, 한 달 동안 레이 감독을 귀찮게 해 역할을 따냈다. 경찰서에 끌려와 사이렌 소리를 내는 것도 딘의 즉흥연기다. 자동차경주에 빠져서 우승 트로피도 몇 차례 받은 딘은 이 작품 촬영 중 죽음으로 몰고 간 포르쉐 스피드스터를 구입했다. 야외 장면은 LA 볼드윈 힐에서 촬영. 세 번째 대본 작가였던 스튜어트 스턴은 성장기에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경험을 작품에 반영했다. 극 중 도슨고교는 산타모니카 고교에서 촬영. 당시 부활절 방학기간이어서 학생들이 없었기 때문에 엑스트라들을 기용. 1955년 미국 고교에서는 교내 청바지 착용을 금지해 정장 스타일을 많이 입었다. 제임스 딘, 나탈리 우드와 더불어 이 작품의 3대 비극 중 하나인 살 미네오는 당시 만 18세였다. 제임스 딘은 24세때 자동차 사고로 죽고, 나탈리 우드는 43세에 익사했으며, 살 미네오는 37세때 아파트 주차장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다. 캐비넷 문에 붙어 있는 사진 주인공은 '셰인'의 알란 랏드. 실제 그리피스천문대에서 촬영. 레이 감독은 이 작품에서 처음 시네마스코프를 사용했다. 제작사는 저예산 영화인 이 작품을 2류로 생각해 흑백 촬영을 결정, 처음에는 흑백으로 찍었다. 그러나 시네마스코프 사용시 반드시 컬러로 찍어야 한다는 계약 조항 때문에 다시 컬러로 재촬영했다. 멀리 보이는 맨션은 매트 페인팅으로 그려 넣었다. 이 작품은 대본 작가가 3번 바뀌었는데 세 번째 작가가 스튜어트 스턴이었다. 그가 천문대 장면 등을 추가했다. 제임스 딘이 몰고 나온 49년형 머큐리 자동차는 촬영을 위해 주문제작했다. 촬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어네스트 할러가 맡았다. 원래 나탈리 우드는 옆의 여배우인 비벌리 롱이 연기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여주인공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촬영 당시 만 18세였던 나탈리 우드가 니콜라스 레이 감독과 내연의 관계였다는 점이다. 비벌리 롱 앞에 갈색 점퍼를 입은 금발머리 청년이 데니스 호퍼다. 만 18세였던 호퍼는 당시 나탈리 우드의 애인이었다. 호퍼는 레이 감독이 우드를 건드린 것을 알고 촬영장에서 여러 번 주먹다짐을 벌일 뻔 했다.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데니스 호퍼를 불편하게 여겨 자르려 했으나, 계약 때문에 그러지 못하자 대사를 모두 빼버리고 들러리로 만들었다. 불량 청소년의 리더를 맡은 코리 알렌은 지방 연극배우 출신이다. 격투장면에서는 실제 칼을 사용했고 배우들은 가슴 보호대를 착용. 날을 무디게 만들긴 했으나 제임스 딘은 촬영 중 칼에 베었다. 절벽을 향해 돌진하다가 먼저 차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지는 치킨 런 게임은 당시 10대들이 즐기던 블라인드 런 게임을 변형했다. 블라인드 런은 터널 양쪽에서 자동차로 터널을 향해 돌진해 먼저 비키는 쪽이 지는 게임이다. 절벽은 워너브라더스 7번 스튜디오에 만든 1.2m 높이의 세트다. 여기에 바다를 합성했다. 실제 자동차가 달리는 장면은 LA에서 48km 떨어진 칼라바사스의 워너 촬영장에서 찍었다. 레이 감독은 부모와 심하게 다투는 연기를 불편하게 여긴 제임스 딘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선셋블루바드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연습을 시켰다. 여기서 제임스 딘이 편안함을 느껴 연기를 잘하자 레이 감독은 자신의 거실과 계단을 그대로 본딴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엄마 역의 앤 도란은 원래 캐스팅된 마시아 헌트가 연극 때문에 출연을 못해서 대신 나오게 됐는데, 엄마 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리더의 죽음으로 딘에게 원한을 품는 불량 청소년 역할을 맡은 프랭크 마졸라는 할리우드 고교시절 유명한 '아테네인'이라는 불량 서클 멤버였다. 불량 청소년들의 은어와 행동, 싸움 요령 등을 그가 모두 자문했다. 그는 레이 감독의 지시로 불량 청소년들의 스타일을 알려주기 위해 제임스 딘과 함께 아테네인 멤버들과 어울려 클럽에 자주 갔다. 일부러 담배를 거꾸로 문 제임스 딘. 딘은 이 영화와 '에덴의 동쪽'의 음악을 맡은 작곡가 레오나드 로젠만에게 피아노를 배우기도 했다. 주인공 일행이 도망간 집은 영화 '선셋블루바드' 촬영지로 유명한 J 폴게티 맨션. 개봉 당시 일부 도시들은 10대 폭력을 부추긴다고 생각해 영화 상영을 금지하기도 했다. 10대들이 부모와 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그들만의 가족을 만든다는 설정도 문제가 됐다. 당시 로버트 린드너라는 정신과 상담의가 쓴 '이유없는 반항'이라는 책이 있었으나 영화와 상관이 없는 청소년들의 심리 상담서적이었다. 건축을 전공한 레이 감독은 '블라인드 런'을 소재로 써놓은 대본을 토대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나탈리 우드는 이 작품에서 성인배우가 된 뒤 첫 키스를 했다. 레이 감독은 당시 살 미네오, 나탈리 우드 등이 만 18세로 미성년이어서 야간 촬영 시간이 제한돼 고민을 많이 했다. 제임스 딘은 어려서 헛간 다락에서 떨어져 앞니가 부러지는 바람에 보철을 해넣었다. 그는 1955년 9월30일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뒤 어린 시절을 보낸 인디애나주 페어마운트에 묻혔다. 엔딩에 등을 보이고 천문대로 걸어가는 사람이 바로 니콜라스 레이 감독이다.
제임스 딘은 반항끼 가득한 10대로 나와 한껏 억눌린 젊음을 폭발하듯 분출시킨 연기로 젊은이들의 스타가 됐다.
이 작품이 독특한 것은 가난이나 불우한 환경이 아닌 그런대로 살만한 중산층 자녀들의 반항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꼭 환경이 나빠야 삐뚫어진다고 생각한 당시 기성세대들로서는 있는 집 자식들이 왜 반항을 하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
거기에는 제목 그대로 이유가 없다.
기성세대들의 보수적이고 낡은 가치관으로 옥죄려 드는 1950년대 사회 분위기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발이 정확한 이유였지만, 당시 부모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했기에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렇기에 기성세대들은 이해하기 힘든 불온한 영화가 됐고, 10대들에게는 처음으로 그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진솔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열광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영화 속 주인공 일행들은 기성세대로부터 도망쳐 유사 가족 형태를 만들어 그들만의 안식을 꿈꾸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야기의 리얼리티는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취재 덕분이었다.
그는 청소년들이 터널을 향해 양쪽에서 돌진해 피하면 지는 '블라인드 런'이라는 게임을 즐긴다는 것을 알고, 이를 영화에 '치킨 런' 게임으로 바꿔서 반영하는 등 최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했다.
치킨 런 뿐만 아니라 실제 고교시절 불량서클 멤버였던 프랭크 마졸라를 배우로 기용해 불량 청소년들의 은어와 행동거지까지 영화에 그대로 반영했다.
그래도 이 영화가 가장 빛났던 이유는 역시 제임스 딘이다.
온 몸을 불사르듯 혼신을 다한 그의 연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춘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딘이 입고 나온 불타는 것처럼 새빨간 점퍼와 흰 셔츠, 그리고 청바지는 영화 개봉 후 유행이 됐다.
더불어 이 작품으로 아역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스타로 거듭난 나탈리 우드의 청순미와 살 미네오, 푸릇푸릇한 청춘 시절의 데니스 호퍼의 연기 또한 주목할 만 하다.
공교롭게 이 작품의 3대 비극인 딘과 나탈리 우드, 살 미네오를 비롯해 데니스 호퍼까지 모두 세상을 떴다.
정작 제임스 딘은 이 영화가 일으킨 반항적인 청춘 신드롬을 보지 못했다.
시사회 한 달 전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다.
비록 스타는 사라졌지만, 58년이 흐른 지금 다시 봐도 뛰어난 연기가 피를 끓게 하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5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요즘 작품과 비교하면 화질이 그저 그렇다.
링잉과 지글거림, 떨어지는 디테일은 여러 모로 아쉽지만 그래도 색감 등이 '에덴의 동쪽'보다 좋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사운드가 전방에 집중된 편.
부록으로 영화전문가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제임스 딘 회고 다큐 등이 들어 있으며, DVD에 없던 데니스 호퍼의 회고 인터뷰가 블루레이에 추가됐다.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데, DVD에 들어 있던 음성해설의 한글자막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제임스 딘은 이 작품에서 10대들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연기한 배우라는 평을 받았다. 이를 위해 니콜라스 레이는 딘에게 즉흥 대사도 만들고 마음대로 캐릭터를 발전시키도록 엄청난 자유를 줬다. 제임스 딘의 대사 "날 갈갈이 찢어놓네"는 당시 10대들의 심정을 대변해 유명해졌다. 원래 첫 장면은 10대들이 상점 주인을 습격하는 내용인데, 10대들의 폭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상영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 제작사의 반대로 바뀌었다. 새벽에 딘이 술에 취해 길에서 주정하는 모습은 그의 즉흥연기다. 나탈리 우드는 이 작품 이전까지 아역배우였다. 그는 성인연기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일부러 반항적인 이 역할에 매달렸고, 한 달 동안 레이 감독을 귀찮게 해 역할을 따냈다. 경찰서에 끌려와 사이렌 소리를 내는 것도 딘의 즉흥연기다. 자동차경주에 빠져서 우승 트로피도 몇 차례 받은 딘은 이 작품 촬영 중 죽음으로 몰고 간 포르쉐 스피드스터를 구입했다. 야외 장면은 LA 볼드윈 힐에서 촬영. 세 번째 대본 작가였던 스튜어트 스턴은 성장기에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경험을 작품에 반영했다. 극 중 도슨고교는 산타모니카 고교에서 촬영. 당시 부활절 방학기간이어서 학생들이 없었기 때문에 엑스트라들을 기용. 1955년 미국 고교에서는 교내 청바지 착용을 금지해 정장 스타일을 많이 입었다. 제임스 딘, 나탈리 우드와 더불어 이 작품의 3대 비극 중 하나인 살 미네오는 당시 만 18세였다. 제임스 딘은 24세때 자동차 사고로 죽고, 나탈리 우드는 43세에 익사했으며, 살 미네오는 37세때 아파트 주차장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다. 캐비넷 문에 붙어 있는 사진 주인공은 '셰인'의 알란 랏드. 실제 그리피스천문대에서 촬영. 레이 감독은 이 작품에서 처음 시네마스코프를 사용했다. 제작사는 저예산 영화인 이 작품을 2류로 생각해 흑백 촬영을 결정, 처음에는 흑백으로 찍었다. 그러나 시네마스코프 사용시 반드시 컬러로 찍어야 한다는 계약 조항 때문에 다시 컬러로 재촬영했다. 멀리 보이는 맨션은 매트 페인팅으로 그려 넣었다. 이 작품은 대본 작가가 3번 바뀌었는데 세 번째 작가가 스튜어트 스턴이었다. 그가 천문대 장면 등을 추가했다. 제임스 딘이 몰고 나온 49년형 머큐리 자동차는 촬영을 위해 주문제작했다. 촬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어네스트 할러가 맡았다. 원래 나탈리 우드는 옆의 여배우인 비벌리 롱이 연기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여주인공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촬영 당시 만 18세였던 나탈리 우드가 니콜라스 레이 감독과 내연의 관계였다는 점이다. 비벌리 롱 앞에 갈색 점퍼를 입은 금발머리 청년이 데니스 호퍼다. 만 18세였던 호퍼는 당시 나탈리 우드의 애인이었다. 호퍼는 레이 감독이 우드를 건드린 것을 알고 촬영장에서 여러 번 주먹다짐을 벌일 뻔 했다.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데니스 호퍼를 불편하게 여겨 자르려 했으나, 계약 때문에 그러지 못하자 대사를 모두 빼버리고 들러리로 만들었다. 불량 청소년의 리더를 맡은 코리 알렌은 지방 연극배우 출신이다. 격투장면에서는 실제 칼을 사용했고 배우들은 가슴 보호대를 착용. 날을 무디게 만들긴 했으나 제임스 딘은 촬영 중 칼에 베었다. 절벽을 향해 돌진하다가 먼저 차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지는 치킨 런 게임은 당시 10대들이 즐기던 블라인드 런 게임을 변형했다. 블라인드 런은 터널 양쪽에서 자동차로 터널을 향해 돌진해 먼저 비키는 쪽이 지는 게임이다. 절벽은 워너브라더스 7번 스튜디오에 만든 1.2m 높이의 세트다. 여기에 바다를 합성했다. 실제 자동차가 달리는 장면은 LA에서 48km 떨어진 칼라바사스의 워너 촬영장에서 찍었다. 레이 감독은 부모와 심하게 다투는 연기를 불편하게 여긴 제임스 딘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선셋블루바드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연습을 시켰다. 여기서 제임스 딘이 편안함을 느껴 연기를 잘하자 레이 감독은 자신의 거실과 계단을 그대로 본딴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엄마 역의 앤 도란은 원래 캐스팅된 마시아 헌트가 연극 때문에 출연을 못해서 대신 나오게 됐는데, 엄마 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리더의 죽음으로 딘에게 원한을 품는 불량 청소년 역할을 맡은 프랭크 마졸라는 할리우드 고교시절 유명한 '아테네인'이라는 불량 서클 멤버였다. 불량 청소년들의 은어와 행동, 싸움 요령 등을 그가 모두 자문했다. 그는 레이 감독의 지시로 불량 청소년들의 스타일을 알려주기 위해 제임스 딘과 함께 아테네인 멤버들과 어울려 클럽에 자주 갔다. 일부러 담배를 거꾸로 문 제임스 딘. 딘은 이 영화와 '에덴의 동쪽'의 음악을 맡은 작곡가 레오나드 로젠만에게 피아노를 배우기도 했다. 주인공 일행이 도망간 집은 영화 '선셋블루바드' 촬영지로 유명한 J 폴게티 맨션. 개봉 당시 일부 도시들은 10대 폭력을 부추긴다고 생각해 영화 상영을 금지하기도 했다. 10대들이 부모와 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그들만의 가족을 만든다는 설정도 문제가 됐다. 당시 로버트 린드너라는 정신과 상담의가 쓴 '이유없는 반항'이라는 책이 있었으나 영화와 상관이 없는 청소년들의 심리 상담서적이었다. 건축을 전공한 레이 감독은 '블라인드 런'을 소재로 써놓은 대본을 토대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나탈리 우드는 이 작품에서 성인배우가 된 뒤 첫 키스를 했다. 레이 감독은 당시 살 미네오, 나탈리 우드 등이 만 18세로 미성년이어서 야간 촬영 시간이 제한돼 고민을 많이 했다. 제임스 딘은 어려서 헛간 다락에서 떨어져 앞니가 부러지는 바람에 보철을 해넣었다. 그는 1955년 9월30일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뒤 어린 시절을 보낸 인디애나주 페어마운트에 묻혔다. 엔딩에 등을 보이고 천문대로 걸어가는 사람이 바로 니콜라스 레이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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