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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튼대전차군단 (블루레이)

울프팩 2013. 11. 23. 18:52

제 2 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미 장군 중에서 아이젠하워, 맥아더와 더불어 유명한 사람이 조지 패튼이다.
워낙 괄괄한 성격과 기인에 가까운 독특한 행동 때문에 갖가지 일화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휘발유 있는 한 전진하라'는 말로 유명한 패튼 장군은 1885년에 태어나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제 1 차 세계대전 때 미군 최초의 기갑부대 지휘관으로 참전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서 그는 나치 독일의 롬멜 장군처럼 기동전의 신봉자가 됐다.

제 2 차 세계대전때 제 7 군 사령관,  제 3 군 사령관 등을 지내며 시칠리아 상륙, 발지전투 등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전후 대장으로 진급해 독일 주둔 바바리아주 군정장관을 지냈으나 1945년 교통사고로 60세 나이에 세상을 떴다.

전공도 전공이지만 전장에서 시를 읊고, 상아로 만든 권총을 차고 다니며 멋을 부리는 등 기행으로도 화제가 됐다.
특히 입이 거칠고 성격이 급해 전쟁공포증에 걸린 병사를 구타하고, 연합군이었던 구 소련을 모욕하는 발언을 해 사령관직에서 해임당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의 '패튼대전차군단'(Patton, 1970년)은 20세기 마지막 기사였던 조지 패튼 대장의 이야기를 다룬 전기 영화다.
패튼이 제 2 차 세계대전때 북아프리카에 상륙해 독일군을 물리치고 노르만디 상륙작전 후 독일 본토에 주둔하기까지 과정을 그렸다.

박력있는 전투 장면도 잘 묘사했지만 패튼이라는 독특한 인물도 성공적으로 잘 묘사했다.
전장을 떠나서는 지휘권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며 불안해 하는 모습과 함께, 결정적인 순간에는 과감한 결단으로 전투를 승리를 이끈 맹장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른 장군들이 정치적인 면을 고려해 행동한 반면 오로지 군인 정신 하나로 전장에만 무섭도록 집중한 점이 패튼의 매력이다.
그렇기에 구설수에 오르고 미움을 받으면서도 사후 가장 미국적인 장군으로 추앙을 받았다.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샤프너 감독의 와이드 영상을 잘 살린 연출도 훌륭했지만, 패튼을 맡은 조지 C 스콧의 훌륭한 연기 덕분이다.
조지 C 스콧은 패튼의 환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괴팍한 장군의 모습을 잘 살렸다.

더불어 패튼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 연설을 초반 인트로에 집어 넣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본도 훌륭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1970년대 제작된 전쟁영화 가운데 손에 꼽을 만한 수작이다.

1080p 풀HD의 2.2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무려 43년전 작품인데도 성조기의 진홍색이 선명하게 살아 있는 등 색감과 디테일이 아주 좋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취주악 소리가 리어에서 흘러 나오는 등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잘 살아 있다.

부록으로 코폴라의 음성해설이 들어 있으나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출시 DVD에 수록된 영문자막의 제작과정 등은 들어있지 않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준 인트라. 각본을 쓴 코폴라는 연설장면으로 시작해 해고당했다. 제작사가 국기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칼하게도 코폴라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제작사만 이상하게 본 게 아니었다. 주연을 맡은 조지 C 스콧도 연설로 영화를 시작하는 것을 싫어해, 샤프너 감독이 끝부분에 들어간다고 속여서 촬영했다. 한가지 사실과 다른 점은 철모에 붙은 4성 계급장이다. 연설은 패튼이 중장 때 제 3 군을 이끌고 1944년 7월 서유럽 상륙 전에 한 내용이다.
패튼의 친구였던 온화한 성격의 시골 농부같은 오마 브래들리 장군 역할은 칼 말든이 연기. 브래들리는 패튼보다 7세 연하였으나, 브래들리를 연기한 말든은 패튼 역할의 조지 스콧보다 15세나 많았다. 공동 각본을 쓴 코폴라와 에드먼드 노스는 같이 작업을 한 적이 없으며 아카데미상을 받으로 가기 전까지 만난 적도 없다.
로드 스타이거, 리 마빈, 로버트 미첨, 버트 랭카스터 등은 모두 패튼 역을 거절했다. 특히 로드 스타이거는 이를 거절한 뒤 큰 실수라며 후회했다.
사막의 여우 롬멜을 연기한 독일 배우 칼 마이클 보글러. 1928년에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대 데뷔했으며, 2009년 사망했다.
패튼은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기총 소사를 퍼붓는 독일 비행기를 향해 권총을 쏴댔다. 극 중 나오는 하인켈 He111 중폭격기는 스페인 군에서 빌려서 사용. He111은 영국 롤스로이스사의 멀린 엔진을 썼다.
제 2 차 세계대전을 다룬 1970년대 미국 전쟁물이 흔히 그렇듯 독일군 탱크는 미군 전차에 나치 독일의 십자가만 그려서 사용. 미국의 M48 패튼전차가 독일군 전차 역할을 맡았다.
이탈리아의 시실리 상륙작전에서 패튼과 묘한 라이벌 의식으로 경쟁을 벌인 영국의 버나드 몽고메리 장군. 촬영은 스페인의 마드리드, 세고비아 등지에서 했다.
패튼은 전쟁공포증에 걸린 병사를 구타해 비난을 받았다. 당시 그는 48시간 가까이 잠을 자지 못해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에서 쉽게 흥분했으며, 병사를 때리고 2시간 후 찾아가 사과했으나 파문이 커졌다.
미군 전차는 M41 워커불독과 M46, M47을 섞어서 사용했으며 영국군 전차는 M24채피를 사용했다.
이 작품은 제 43회 아카데미 작품, 감독, 각본, 남우주연, 편집상 등 7개 부분을 수상했다. 조지 스콧은 배우들을 품평하는데 불만을 표시하며 남우주연상 수상을 거절해, 패튼장군 기념관에 트로피가 전달됐다.
초반 존 웨인도 패튼 장군 역할로 낙점됐으나, 제작자인 프랭크 맥카시가 거절했다.
영화 제작을 맡은 프랭크 맥카시는 제 2 차 세계대전 때 조지 마샬 육군참모총장의 참모로 일했으며, 전후 준장으로 예편했다.
탱크 트럭 비행기 대포 등 장비는 모두 스페인 군에서 빌렸고, 여기에 제작비의 절반이 들어갔다.
존 휴스턴, 헨리 해서웨이, 프레드 진네만은 감독을 거절했다. 이 작품은 와이드 대형 화면을 살릴 수 있는 65mm 디멘션 150으로 촬영.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이 영화를 좋아해 프린트를 백악관에 따로 두고 여러 번 봤다. 특히 닉슨은 1970년 4월 미군과 남베트남 연합군의 캄보디아 공격을 결정하기 전에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이 영화는 부모의 지도를 요하는 PG등급 중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다.
O.S.T. (Jerry Goldsmith) - Patton / Tora! Tora! Tora! (패튼 대전차군단,도라 도라 도라)
패튼 대전차군단 : 블루레이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Karl Malden 주연/George C. Scott 출연
Patton (패튼 대전차 군단)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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