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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최종병기 활 (블루레이)

울프팩 2012. 3. 21. 12:31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2011년)은 지난해 개봉한 우리 영화 가운데 '고지전'과 더불어 인상깊게 본 영화다.
지난해 개봉한 작품 중 베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두 작품을 꼽을 만큼 오락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출중했다.

이 영화의 장점은 탁월한 속도감이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군대에 끌려가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오빠가 벌이는 추격전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총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날아드는 화살은 칼싸움과는 또다른 액션의 묘미를 보여준다.
특히 묵직한 육량시의 파괴력과 짧지만 빠른 애깃살의 속도감 등 다양한 화살의 차이를 각기 다르게 묘사한 영상이 눈길을  끈다.

줄거리 구성도 탄탄하고 영상도 뛰어나지만 이 영화는 지난해 표절 논란이 일었다.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와 구성이 비슷하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추격전이라는 기본 틀과 위기의 순간 동물이 나타나 구해주는 설정 등은 논란의 대상이 될 만큼 두 작품이 닮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적인 쥬신타는 감정이입이 될 만큼 캐릭터가 매력적인 면을 갖고 있는 등 다면적인데 비해 '아포칼립토'의 추격자는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작품의 포인트는 활이다.
추격전 속에 화살을 주고 받는 아찔한 액션이 '아포칼립토'와 다른 이 영화의 차이점이자, 방점이다.

그런 점에서 구성이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표절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야기의 흡입력, 재미,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 등에서 '아포칼립토'보다 이 작품이 한 수 위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신작 답게 화질이 아주 좋다.
세세한 화살깃이 또렷이 보일 만큼 샤프니스와 디테일이 발군.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늠 음향도 서라운드 효과가 웅장하다.
묵직한 저음 덕에 청군 기마대의 습격이 위력적으로 들리며, 화살의 날아가는 방향이 소리로만 생생하게 파악될 만큼 음향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잘 살아 있다.

부록은 감독과 배우 음성해설, 감독과 제작진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CG, 음향 등이 들어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는 확장판 DVD가 함께 들어 있다.
극장판이 15세 관람가인 반면 확장판은 쥬신타가 목을 치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이 늘어나면서 연소자 관람불가가 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버튼이 붙은 사진은 버튼을 누르시면 관련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역적의 자식이 된 주인공 오누이를 이경영이 맞아 들이는 장면은 고창에서 촬영.
노루가 달아나는 장면은 줄을 매서 다른 방향으로 뛰지 못하게 하고 촬영한 뒤 줄을 지웠다. 쓰러진 장면은 살짝 마취 후 촬영. 촬영에 쓰인 노루는 촬영 후 달아나다가 추락사했다고 한다.
신궁 남이를 연기한 박해일.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박해일을 주인공으로 염두에 뒀다.
여동생을 연기한 문채원. 혼례 장면은 문경서 촬영.
청나라 군대의 습격은 문경새재 제 1 관문에서 촬영.
김 감독은 2007년 '극락도 살인사건'을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청나라 군대와 남이가 치열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아차산에서 촬영.
절벽을 건너 뛰는 장면은 배우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직접 연기. 아래 흐르는 강은 CG다.
포천 비둘기낭 폭포에서 촬영한 장면. 이 곳은 댐 개발이 끝나면 수몰된다.
애깃살을 날리는 장면. 애깃살처럼 작은 살을 쏠 때는 암깍지, 육량시같은 묵직한 살을 쏠 때는 숫깍지를 끼고 시위를 당긴다.
청나라 왕자가 불에 타는 장면은 스턴트맨이 마스크를 쓰고 직접 몸에 불을 붙인 뒤 촬영. 불타는 장면은 불이 잘 나오도록 필름 촬영했고 나머지는 디지털카메라인 레드원을 썼다.
슬로 모션으로 활 쏘는 장면은 국내 처음으로 펜텀플렉스 고속카메라를 이용해 촬영. 시위를 비틀어 쏘는 곡사는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이란다. 이렇게 쏘면 뱀이 기어가듯 화살이 구불구불 날아간단다.
시속 300km로 날아가는 활의 속도감을 나타내기 위해 프로펠러 와이어캠도 사용했다. 엔딩 대결 장면은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태안 신두리 해안 사구에서 촬영.
평양 검무 장면 등을 보면 영상의 디테일이나 색감이 좋다. 감독은 서울숲 가던 중 활터에서 활쏘는 소리를 듣고 영감을 얻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청나라 장수 쥬신타를 연기한 류승룡. 청군이 사용하는 만주어는 중국에서도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사어여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재현했다. 만주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같다고 한다.
이 작품의 옥의 티인 CG로 만든 호랑이. 움직임과 모양이 어색하다.
확장판에는 국경을 넘는 백성을 조선군이 막아서는 바람에 격투를 벌이는 장면, 다시 돌아온 백성들을 조선군 장수가 놓아주는 장면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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