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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가다

울프팩 2011. 8. 27. 16:03

예전에 체코 출장을 갔을 때 현지에서 오래 산 가이드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지로 꼽은 곳이 발칸의 땅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였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 유명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란다.

그래서 찾아간 두브로브니크는 꽤 멀었다.
국내에서 직항이 없기 때문에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통해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거쳐 가야했다.

편도로만 비행기를 3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머나먼 여정이다.
순수하게 비행시간만 13시간 정도 걸린다.

현지인들은 크로아티아를 흐르바츠카라고 부른다.
그래서 국가 도메인이 .hr 이다.

크로아티아는 과거 유고슬라비아에서 1991년에 독립한 나라다.
여기도 반도이다보니 우리만큼 역사적으로 고난을 많이 겪었다.

초대 왕인 토미 슬라브가 서기 925년에 크로아티아를 건국한 이래 발전하다가 13세기, 몽골제국의 침략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자그레브시는 성벽이 두터워지고 감시탑을 세우는 등 요새화됐다.

이후 1500년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는다.
지금도 자그레브시 곳곳에 남아있는 유럽풍 우아한 건물들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산이다.

1918년에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서 독립해 유고슬라비아 왕국의 일부가 됐고, 제 2차 세계대전당시 나치 독일의 괴뢰 정권이 통치하기도 했으나 전후 유고연방에 편입됐다.
이후 공교롭게도 한국전쟁과 같은 날짜인 1991년 6월25일에 크로아티아는 독립을 선언했고, 유고연방이 이를 막고 나서면서 1995년까지 긴 내전을 겪었다.

유고연방이 크로아티아의 독립을 반대한 이유는 소수 민족인 세르비아인들을 크로아티아인들이 학대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크로아티아의 극우단체 우스타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인 50만명을 학살한 전력이 있다.

크로아티아에 살던 세르비아인들은 크라이너라는 내부 국가를 만들어 유고연방군과 함께 크로아티아에 맞서 전쟁을 벌이다가 1995년 12월 파리에서 세르비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3개국 대통령이 평화협정을 맺으며 전쟁을 끝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등 6개국으로 갈라진 과거의 유고는 여전히 민족적 종교적 갈등과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남한과 북한 모두 수교국이다.
그래서 의외로 현지 사람들은 남북이 갈린 한반도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경제는 주로 관광에 의존하고 있으며 원유와 천연가스가 나오는 산유국이다.
언어는 크로아티아어를 사용하지만 영어, 불어 등이 대부분 통한다.

종교는 90% 가량이 카톨릭이며 세르비아 정교, 이슬람교, 기독교도 섞여 있다.
실제로 자그레브시와 두브로브니크에는 모스크가 있다.

화폐단위는 쿠나.
1쿠나는 우리 돈 200원 정도인데, 의외로 자그레브나 두브로브니크 모두 물가가 비싸다.

유로 가입국은 아니지만 유로화를 받기도 하는데 쿠나로 계산할 때보다 더 받는다.
전기는 국내와 비슷한 230V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어댑터없이 전자제품을 그냥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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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레브의 중심 옐라치치 광장의 야경. 이곳에는 자동차 통행이 제한되고 전철인 트램만 다닌다. 트램 티켓은 정류장 근처의 신문가판대에서 판매하는데, 1인당 8쿠나다. 표는 한 번 끊으면 90분 동안 되풀이해서 타도 된다. 따로 표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무임승차도 가능하다.

광장 중앙에 서 있는 반 요셉 옐라치치 장군 동상. 1848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침입을 물리친 인물. 자그레브 공항에 내려 공항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내린 뒤 길 건너서 다시 6번 트램을 타면 10분 가량 걸려 광장 앞에 선다.

숙소였던 두브로브니크호텔. 옐라치치 광장 바로 앞에 있어서 자그레브시 중심가를 모두 걸어다닐 수 있어 좋다. 4성급 호텔이지만 아침식사도 괜찮고 묵을 만 하다.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유명 축구선수 즈보니미르 보반이 운영하는 이태리 식당 보반. 두브로브니크 호텔 앞에서 길을 따라 2,3분 내려가면 보인다.

자그레브의 명물인 돌락시장. 옐라치치 광장 바로 뒤에 있다. 주로 꽃, 과일 등 농산물과 기념품 등을 판다. 시장 뒤쪽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지하에는 빵 치즈 고기 등을 판다. 이 곳이 두브로브니크보다 물가가 싸다.

돌락시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성 스테판 성당, 일명 자그레브 대성당이 나온다. 자그레브의 상징인 이 대성당은 멀리서도 높이 100m가 넘는 2개의 첨탑이 보여 쉽게 찾을 수 있다. 원래 성당은 1880년 대지진때 대부분 파괴돼 개보수를 거쳐 지금의 네오고딕 양식을 갖췄다.

성당 내부에는 프레스코화와 유명 크로아티아의 조각가 이반 메스트로비치의 조각들이 있다. 가운데 알료제 스테피나치 추기경을 기리는 관 모형이 있다. 이 성당은 5,000여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10여개 이상의 국보급 유물을 갖고 있어 크로아티아의 보물로 불린다.

성당 앞에는 황금빛 성모상이 서 있다. 자그레브는 러시아를 거쳐 터키와 서유럽까지 이어지는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자그레브의 카페거리. 돌락시장 옆 쪽에 있다. 너무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크로아티아는 7,8월 날씨가 30도를 가볍게 넘을 만큼 덥지만 건조한 편이라 그늘에 들어가면 아주 시원하다.

마치 장난감을 연상케하는 자그레브의 명물 성 마가 교회. 타일로 만든 지붕은 크로아티아 국가 문양과 자그레브시 문장을 수놓은 것. 1200년대에 지은 이 교회는 이반 파를러가 디자인한 고딕식 출입구와 이반 메스트로비치가 만든 내부 조각들로 유명하다. 또 요조 클리야고비치의 프레스코화도 있다. 왼편에 보이는 붉은 지붕 건물이 대통령궁이다. 그런데도 경비가 달랑 2명 뿐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식 건축물인 자그레브 국립극장. 옐라치치광장에서 지도를 보고 왼쪽 아래 대각선 방향으로 가면 나온다. 걸어서 10여분 정도 걸린다.

성 스테판 대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공원. 이 곳을 거쳐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카페거리가 나온다. 이 일대는 걸어서 구경할 수 있는 자그레브 관광의 핵심 코스다. 모양이 말발굽 같아서 '레누치의 푸른 말발굽'으로 불린다. 레누치는 18세기 자그레브를 설계한 도시 설계가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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