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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킬러의 보디가드(블루레이)

울프팩 2018. 6. 4. 17:12

패트릭 휴즈(Patrick Hughes) 감독의 '킬러의 보디가드'(The Hitman's Bodyguard, 2017년)는 웰메이드 오락영화다.

잘 만든 오락영화라면 재미를 보장하는 탄탄한 줄거리,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 요란한 액션 등 풍부한 눈요깃거리가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이런 요소들에 잘 부합한다.

대본은 2011년부터 할리우드에서 유망한 작품들 목록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여러 제작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만큼 이야기가 탄탄하다는 뜻.

내용은 제목처럼 유명 살인청부업자(새뮤얼 잭슨 Samuel Jackson)를 경호원(라이언 레이놀즈 Ryan Reynolds)이 보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해당 살인청부업자는 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죄인으로 선 어느 독재자(게리 올드만 Gary Oldman)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한 증인으로 채택된다.

당연히 독재자의 하수인들이 살인청부업자를 죽이려고 뒤를 쫓는다.

 

국제경찰(인터폴)은 독재자의 끄나풀이 내부에 침투하면서 정보가 새어 나가자  결정적 증인인 살인청부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설 경호업자를 동원한다.

하지만 하필 경호를 맡은 사람이 살인청부업자와 철천지 원수지간이어서 각종 우여곡절이 벌어진다.

 

다소 엉뚱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이야기는 아귀가 잘 맞아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물론 인터폴이 초국가적인 범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이야기 속에 섞여 있지만 재미를 위해 용납할 수 있는 창작의 산물로, 대세에 큰 지장이 없다.

 

두 주인공에 코믹과 액션 연기를 고루 잘하는 새뮤얼 잭슨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발탁된 것도 신의 한수였다.

두 사람은 오래된 만담 콤비처럼 쉴 새 없이 개그 같은 대사를 주고받으며 액션을 펼친다.

 

수다스럽고 과격한 콤비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버디물의 특징이기도 하다.

'48시간'의 닉 놀테와 에디 머피, '스타스키와 허치' TV시리즈의 데이비드 소울과 폴 마이클 글레이저, '탱고와 캐쉬'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커트 러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류의 버디물이 성공하려면 배우들의 연기 못지않은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두 배우는 오래된 만담 콤비처럼 죽이 잘 맞았다.

 

마치 48시간의 최신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휴즈 감독은 액션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좁은 수로를 따라 펼쳐지는 보트와 자동차, 오토바이의 추격 장면은 다른 작품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슬아슬한 추격전을 근접과 원경 등 다채로운 앵글로 잘 살렸다.

 

특히 위에서 수로를 내려다 보고 조망하며 찍은 부감 샷은 추격전의 속도감을 살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자동차 추격전도 '분노의 질주'처럼 자동차의 속도감을 잘 살린 영화만큼이나 긴박하게 진행된다.

 

가히 추격전만큼은 일품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과장된 액션이 등장하지만, 오락물에서 액션의 현실성을 따진다면 굳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

 

이처럼 이야기와 연기, 액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이 작품은 지루할 새가 없는 유쾌하고 속도감 있는 오락물이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포토샵 처리를 한 것처럼 다소 뽀얗게 보이는 화면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 영상이 소프트한 편.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소리의 이동성이 좋아서 확실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저음도 묵직해 폭발 장면 등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아웃 테이크와 삭제 장면, 확장 장면과 브로맨스 이야기, 두 주인공 캐릭터 설명과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 액션 장면 설명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살인청부업자로 나온 새뮤얼 잭슨과 그를 경호하는 역할의 라이언 레이놀즈.
다양한 분할화면 등이 등장하는 초반 장면은 구찌 광고를 참고했다.
런던 시내 질주 장면 등 야외 장면의 상당 부분은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찍었다.
영화는 기본 설정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보인다. 인터폴은 영화와 달리 따로 범인 체포를 위한 특수요원조를 운영하지 않는다.
육감적인 배우로 유명한 셀마 헤이엑이 범죄자의 아내로 등장해 걸쭉한 입담을 선보인다.
일부 장면은 영국의 도버 절벽 위에서 촬영.
경호원의 은신처 벽에 위장용으로 그려 놓은 얼굴 그림의 모델은 감독 딸이라고 한다.
추격 장면은 관광객이 몰리는 한여름의 암스테르담에서 찍었다. 도로를 막고 엄청난 공포탄을 터뜨리며 찍었다고 한다.
보트가 좁은 수로를 누비며 달아나는 장면은 케이블 캠으로 촬영. 암스테르담은 드론 비행이 법으로 금지돼 있어 케이블을 설치하고 여기에 카메라를 매달아 원격 조종으로 움직이며 찍었다.
암스테르담 시장이 촬영 현장을 보러 온 날 하필 자동차와 전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촬영에 어려움을 겪을 뻔했다고 한다.
오토바이가 내려앉는 보트의 유리천장은 제작진이 따로 만들었다.
액션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라이오넬 리치의 'hello' 등 1980년대 팝송도 이채로웠다.
게리 올드만의 독재자로 출연해 악역 연기를 한다.
속편도 제작할 예정. 두 콤비가 그대로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