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래전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의 우방국으로 알려져있다.
그만큼 아랍에미리트 연합과 함께 중동에서는 비교적 덜 위험한 국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사마 빈 라덴은 물론이고 알 카에다 지도자들의 상당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다.
정치적으로 미국의 우방이지만 종교적으로는 보수 회교국이어서 우리 정부도 해외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국으로 분류해 놓았다.
피터 버그 감독의 '킹덤'(The Kingdom, 2007년)은 할리우드 영화로는 드물게 사우디아라비아의 위험한 모습을 그렸다.
폭탄 테러로 사망한 미 연방수사국 요원의 살인범을 잡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급파된 FBI 수사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내용이다.
수사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테러단체와 격렬한 싸움을 벌이며 막을 내린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한계다.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배경만 색달랐을 뿐 내용은 뻔한 할리우드 액션극과 다를게 없다.
요란한 총성 속에 정치적 메시지는 묻히고 예측 가능한 결말이 영화를 지루하게 만든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선명하다.
샤프니스가 또렷하며 색감이 자연스럽고 명료하다.
특히 제이미 폭스 등 배우들의 흑갈색 피부톤이 잘 살아 있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소리 이동성과 방향감이 확실하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사건의 무대가 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위치한 외국인 거주지역은 실제로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외곽에서 촬영. 애리조나 주립대 소유의 건물을 배경으로 활용했다.
브래드 피트가 깜짝 출연한다. 그러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오른쪽 노란 옷)이어서 피터 버그 감독의 설명이 아니었다면 발견하기 힘들다.
이 영화는 미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현지 촬영했다. 사우디 왕자의 궁전으로 나온 곳은 아부다비의 에미리츠 팰리스 호텔.
테러범들의 자동차폭발 테러로 폐허가 된 건물은 모두 세트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실제로 40대의 자동차를 폭파했다고 한다.
자살 폭탄테러범들은 피해를 확대하기 위해 폭탄 속에 못, 구슬, 유리조각 등을 넣는다. 테러범들은 1차 자살 폭탄 테러로 구급차와 경찰, 언론 등 사람들이 모이게 한 뒤 주변에 세워놓은 자동차를 이용해 2차 폭발을 일으킨다고 한다.
회교국에서는 여자가 사망한 회교도나 회교도인 남자의 몸에 손을 대면 안된다.
무려 8대의 카메라와 원격 조종 무인 자동차, 특수 장비등을 동원해 촬영한 고속도로 추격장면. 미국 피닉스 부근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촬영.
자동차 폭파장면 촬영중 실제로 소품담당 조수가 사망했다. 피터 버그 감독은 음성해설에서 이 얘기를 하던 중 묵념을 올렸다.
테러범들이 FBI요원을 납치해 성명서를 낭독하고 처형하기 위해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은 고인이 된 김선일씨를 생각나게 해 끔찍하게 보인다.
피터 버그 감독은 2003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외국인 거주시설 3채를 폭파한 코발타워 테러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를 만들었다. 당시 FBI는 수사관을 파견하려했으나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주인공인 FBI 수사팀장 플러리를 연기한 제이미 폭스. 핸드헬드 촬영이 너무 많아 어지럽다.
원래 영화의 결말은 사건을 해결한 FBI 수사팀이 사우디 경찰들의 환송을 받으며 귀국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사우디 경찰관이 폭탄을 터뜨려 모두 죽는 내용이었으나 너무 끔찍해 해피 엔딩으로 바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