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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싸움

울프팩 2008. 3. 29. 22:36
한지승 감독의 '싸움'(2007년)은 칼로 물베기 같은 사랑 싸움이 급기야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극단적인 증오로 변하는 과정을 다뤘다.

대학교수인 상민(설경구)과 유리 공예가 진아(김태희)는 성격 차이로 이혼했지만 이혼 후에도 애증이 남아 서로를 괴롭힌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 시작된 두 사람의 다툼은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 등 액션영화 못지않은 활극으로 번진다.

한 감독은 DVD에 실린 음성해설을 통해 "이혼과 증오 또한 사랑의 또다른 형태라고 생각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싸움 과정이 지나치게 비약이 심하다보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마치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들의 정신병적 행태를 보는 것처럼 영화는 어색하기 그지없다.

아울러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진숙 등 주인공 친구들은 물론이고 반짝 등장하고 사라지는 캐릭터가 많아서 영화가 빈약한 느낌이다.
따라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밀도있게 꽉 들어차지 못하고 여기저기 허술한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영상은 무난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터워 예리한 맛은 떨어진다.
또 한글 자막에 탈자가 여러군데 있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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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싸우고 왜 화해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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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도입부를 로맨틱 코미디의 엔딩처럼 보이도록 촬영했단다. 이 장면에서 김태희는 달리다가 발톱이 깨져 피가 나는등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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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부록 중 김태희에 대한 설경구의 평이 재미있다. "김태희씨하면 연기못한다고 난리들이에요. 주변에서 걱정들도 많이 하고. 자기만의 영역을 갖고 있는 배우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들 사이에서도 김태희가 연기못한다는 소리들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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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오버의 극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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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는 초등학교 시절 육상선수였단다. 그래서 설경구 못지 않게 아주 잘 뛰었고 와이어 액션도 곧잘 해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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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캐스팅 자체부터 실수였다. 두 사람은 아무리 봐도 연인이 아닌 삼촌과 조카처럼 보인다. 그만큼 어색하고 이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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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개한테 쫓기는 장면에서 실제로 발을 물리기도 했단다. 설경구는 원래 개를 아주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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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PPL논란이 유독 많았다. 김태희가 모델인 LG전자 휴대폰이 대문짝만하게 나왔기 때문. 한 감독은 DVD음성해설에서 PPL논란에 대해 "빈약한 베이스를 가진 언론매체쪽에서 들이대는 잣대는 황당한 경우가 많다"며 억울해 했다. 그러나 이는 한 감독의 자가당착적인 논리다. 왜 하필 김태희가 광고하는 휴대폰을 사용했는가. 다른 회사 제품을 쓰거나 가짜 상표를 붙였더라면 그런 오해를 피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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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자동차 추격전이 야생동물들의 질주처럼 보이기를 원했단다. 그의 말대로 치타에 쫓기는 토끼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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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추격전은 현장에서 조명을 설치할 수 없어 블루스크린 앞에서 촬영한 세트 촬영이다. 이후 배경을 합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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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추격전은 왠지 '살인의 추억'이 떠오르는 앵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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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행위를 연상케하는 싸움 장면을 통해 애증이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정작 제대로 웃음을 주지 못한 어설픈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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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주머니는 왜 나오셨을까. 카메오라지만 왠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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