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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 - 얼티밋 헌터 에디션 (블루레이)

울프팩 2011. 11. 20. 00:12

존 맥티어난 감독의 '프레데터'(Predator, 1987년)는 독특한 괴물영화다.
1980년대 유행했던 보이지 않는 공포, 즉 미지의 존재인 외계인을 다룬 영화이면서 박력 넘치는 액션물이다.

이 영화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점에서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을 닮았고, 무지막지한 인간 사냥꾼이라는 점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과 일맥상통한다.
오히려 한 술 더 떠 양자의 장점을 모두 지녔으니 긴장감과 공포심이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자연의 보호색을 취하는 외계 괴물인 프레데터는 눈에 뜨이지 않으면서 무지막지한 파괴력으로 인간을 사냥한다.
그 바람에 정글은 트인 곳이지만 오히려 등장인물들을 옥죄는 폐쇄 공포증을 더하는 공간이 돼버렸다.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여기에는 '붉은 10월' '다이하드' 등 액션물에 일가견 있는 존 맥티어난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근육질 연기가 제대로 조화를 이뤘다.

이 작품의 대대적 성공으로 여러 편의 후속 시리즈가 나왔고, 급기야 에이리언과 패싸움을 벌이는 버전도 등장했다.
하지만 원조의 아우라는 후속물들이 따라가기 힘들다.

그만큼 이 영화는 캐릭터가 모두 살아 있고 악역이 제대로 빛을 발한 빼어나게 잘 만든 오락물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감독판과 극장판 2가지가 모두 들어 있다.
감독판은 '코만도'처럼 국내 극장 개봉시 삭제된 일부 잔인한 장면이 추가됐다.

화질은 DVD 타이틀과 비교하면 월등 좋지만, 무려 24년 전 작품인 만큼 최신작보다는 떨어진다.
특히 원경과 빠른 움직임이 있는 장면에서 해상도가 떨어진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박력있고, 리어 활용도가 높아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액션 장면, 감독 해설 등이 들어 있는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인공 더치 소령을 연기한 아놀드 슈왈제네거. 근육질 용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외계인에게는 속수 무책이다.
전리품처럼 해골을 수집하는 외계인의 만행. 멕시코의 팔렌케 인근 정글에서 촬영.
배우들의 액션은 군대 교관인 게리 골드만이 자문.
영화 '록키'에서 챔피언 아폴로로 낯익은 칼 웨더스.
무시무시한 프레데터 디자인은 유명한 스탠 윈스톤이 담당. 바로 '터미네이터'를 디자인한 인물로, 아놀드가 추천했다.
이 영화에는 2명의 주지사가 나온다. 나중에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아놀드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낸 제시 벤추라다. 그는 그린베레 출신으로 프로레슬러 생활을 하다가 영화배우로 전업했으며, 나중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프레데터는 키가 2.2미터인 케빈 피터 홀이 연기. 특수 제작한 의상을 입고 연기했으며, 보이지 않는 위장 상태일 때는 붉은 옷을 입고 연기한 뒤 나중에 필름에서 지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원래 프레데터로 처음 캐스팅된 배우는 장 클로드 반담이었으나 제작진과 의견충돌로 도중 하차했다.
프레데터가 보는 열감지 영상은 실제 배경과 열감지 이미지를 2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찍은 뒤 나중에 합성했다.
무장한 프레데터의 모습은 스탠 윈스톤이 자메이카의 라스타파리안 전사의 모습을 참고했다.
마지막 부분의 헬기 조종사로 나온 흑인이 프레데터를 연기한 케빈 피터 홀이다. 하도 고생을 해서 감독이 얼굴이 나오도록 깜짝 출연시켰다. 그는 프레데터2편에서도 프레데터 역을 했으나, 1991년 에이즈에 걸려 3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