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황비홍3(블루레이)

울프팩 2021. 7. 3. 17:18

서극 감독의 '황비홍 3'(黃飛鴻之三獅王爭覇, 1993년)는 서극 감독과 이연걸 콤비가 만든 3편의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박한 평가를 받는다.

전작들보다 액션의 강도가 떨어지고 이야기 또한 긴장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황비홍과 소균(관지림)의 로맨스에 치중하면서 액션극이라기보다 러브스토리에 가깝게 변질됐다.

여기에 서극 감독 특유의 어설픈 코미디를 섞으면서 힘이 빠졌다.

 

내용은 사자탈춤 대회인 사왕 대회를 장악하려는 악당들과 황비홍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리홍장을 죽이려는 러시아 암살 세력의 에피소드가 사족처럼 끼어들었다.

 

러시아 암살단 이야기는 굳이 없어도 상관없을 텐데 관지림과 로맨스에 갈등 구조를 만들기 위해 끼워 넣은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게 전개되는 것이 흠이다.

 

3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악당은 무쇠 귀신 다리라는 뜻의 귀각철이다.

웅흔흔이 연기한 귀각철은 기묘한 자세로 무엇이든 때려 부수는 강력한 발차기를 앞세워 황비홍을 몰아세운다.

 

귀각철은 와이어를 이용한 액션이 과장되기는 했지만 1,2편의 악당들과 달리 독특한 무술을 구사하는 개성 강한 캐릭터다.

참고로 웅흔흔은 2편 촬영 당시 다리를 다쳐 일부 장면에서 발차기를 하지 못한 이연걸을 대신해 무술 연기를 구사한 스턴트맨이다.

 

여기에 이색 볼거리로 목숨을 걸고 패싸움을 벌이는 사자춤 대회를 집어넣었는데 이런 문화를 잘 아는 중국인이 아니라면 다소 생뚱맞고 낯설어 이해하기 힘들다.

굳이 사자춤 대회를 집어넣은 것은 황비홍이 사자춤 전문가로도 유명했기 때문이다.

 

황비홍은 사자춤으로 유명한 불산에서 태어나 자란 만큼 당대 최고의 실력가였다.

서극 감독은 이런 배경을 사자춤 대회를 통해 녹여 넣었는데 눈길을 끌만큼 재미있는 소재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1, 2편 같은 재미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편차가 있다.

 

클로즈업 장면 등은 화질이 좋지만 중경, 원경 등 일부 초점이 맞지 않은 장면은 부족한 화질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음향은 1,2편과 마찬가지로 영어만 DTS HD MA 5.1로 리마스터링 됐고 중국어 원본은 LPCM 2.0으로 수록됐다.

 

부록으로 황비홍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유명한 주제가와 함께 남성들의 역동적인 무술연습으로 시작하는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사자춤 군무로 시작한다.
변함없이 미모의 관지림이 소균 역을 맡았고 막소총이 황비홍의 제자 양관을 연기했다.
황비홍이 구사한 홍가권은 원래 발차기가 많지 않다. 발차기도 무릎에서 가슴 위로 올라가지 않고 기술도 많지 않다. 그러나 황비홍은 따로 익힌 무술을 통해 독특한 발차기를 발전시켰다.
황비홍이 구사한 발차기인 무영각은 너무 빨라서 상대가 그의 다리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황비홍은 월영귀각이라는 독특한 자신만의 발차기를 만들었다. 이 기술로 독일인이 싸우도록 훈련시킨 세퍼드를 물리쳤다.
황비홍은 많은 제자들을 길렀는데 그 중에서 양관, 능운계, 임세영, 부인이자 제자였던 막계란 등이 유명하다.
사자춤은 각 계파마다 기법이 서로 달라 이를 이용해 우열을 가렸다.
전작들과 달리 관지림이 연기한 소균과 황비홍의 로맨스가 많이 늘었다.
황비홍은 긴 막대 무기인 곤을 잘 다뤘다. 특히 황비홍은 당두곤에 창법을 섞어서 오랑팔괘창이라는 기법으로 발전시켰다.
황비홍은 표창같은 무기를 끈으로 묶어서 부메랑처럼 날릴 수 있는 비타라는 무기 기술을 임복성에서 배워 아주 잘 다뤘다. 황비홍의 첫 제자였던 양관은 사자춤과 비타까지 배웠으나 20대에 일찍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