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고레에다 히로카즈 7

바닷마을 다이어리(블루레이)

어느날 바람이 나서 딴살림을 차린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서먹한 아버지의 장례식에 갔다가 뜻하지 않게 이복 여동생을 만난다. 도저히 이복 동생만 홀로 놔두고 오기 힘든 환경에서 같이 살지 않겠냐는 말을 해본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인데 선뜻 그러겠다는 대답을 한다. 그때부터 배 다른 네자매의 한 살림이 시작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海街diary, 2015년)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다룬 영화다.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만난 네 자매가 한 식구가 돼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조용하게 짚어 나갔다. 부모가 모두 집을 나가서 배 다른 자매끼리 살아가는 과정은 언뜻보면 막장 드라마의 소재 같지만 결코 자극적이나 선정적으로 흐르지 않은 점이 이 영화의 미덕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블루레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는 독특한 영화다. 6년 동안 잘 키운 아이가 갑자기 내 자식이 아니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부모가 겪는 이야기다. 갈등은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 병원의 잘못으로 아이가 바뀐 것을 알았지만 이제 와서 과연 친자식을 데려올 것인 지, 지금까지 잘 기른 아이와 남남처럼 냉정하게 헤어져야 하는 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친자식을 모른 체 할 수도 없고, 낳은 정 못지 않게 기른 정도 크다는데 이를 떼는 것도 쉽지 않다. 감독은 부모가 겪는 갈등을 통해 여러가지를 묻는다. 우선 핏줄이 당긴다는 말이 무색하게 친자식인지 아닌 지도 모르고 6년을 보낸 부모를 통해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명제가 과연 맞는 말인 지 되묻고 있다. 아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