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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블루레이)

울프팩 2015. 3. 19. 22:50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는 독특한 영화다.

6년 동안 잘 키운 아이가 갑자기 내 자식이 아니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부모가 겪는 이야기다.

 

갈등은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

병원의 잘못으로 아이가 바뀐 것을 알았지만 이제 와서 과연 친자식을 데려올 것인 지, 지금까지 잘 기른 아이와 남남처럼 냉정하게 헤어져야 하는 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친자식을 모른 체 할 수도 없고, 낳은 정 못지 않게 기른 정도 크다는데 이를 떼는 것도 쉽지 않다.

감독은 부모가 겪는 갈등을 통해 여러가지를 묻는다.

 

우선 핏줄이 당긴다는 말이 무색하게 친자식인지 아닌 지도 모르고 6년을 보낸 부모를 통해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명제가 과연 맞는 말인 지 되묻고 있다.

아울러 진실을 알았을 때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게 맞는 지 가장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두 가지 모두 정답이 없는 질문이다.

그야말로 각자가 선택할 문제이지만 어떤 답을 고르든 가슴이 아프고 후회가 남을 수 밖에 없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좋았을 법한 잔인한 진실이 야속할  뿐이다.

히로카즈 감독은 독특한 소재를 정갈한 연출로 잘 풀어갔다.

 

다만 잔잔한 내용이다 보니 그 과정이 지난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영화는 특별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다.

 

언제나 끊임없는 번민으로 갈등하는 자신과의 싸움이 있을 뿐이다.

이를 꼼꼼하고 차분하게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과연 두 시간씩 풀어 갈 이야기인 지는 별개의 문제다.

 

어떤 에피소드로 속을 채워넣어 끌어 가느냐에 따라 두 시간이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

영화 곳곳에 스며든 바하의 음악처럼 굳이 심심하고 담담하게 풀어간 것 또한 히로카즈 감독의 선택일 뿐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소프트한 화질이다.

입자감이 곱고 윤곽선이 부드럽다.

 

그만큼 예리한 맛은 떨어진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를 적당히 활용해 서라운드 효과가 들을 만 하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제 6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해 리메이크 계획을 발표했다. 

히로카즈 감독은 딸을 얻은 뒤 아버지의 경험을 직접 쓴 각본에 녹여 냈다. 

일본의 인기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뜻하지 않은 고민에 빠진 아버지를 연기했다. 

1969년생인 마사하루는 가수 활동을 하다가 배우가 됐다. 

아이들에게도 선택권은 있다. 왜 선택을 어른들만 하는가. 은연 중에 영화 속 아이들은 이를 웅변한다. 

츠타야의 추억.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지 않았던 시절, 일본에 출장가면 츠타야에 들려 싸게 나온 CD나 게임 타이틀을 골랐던 기억이 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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