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기타노 다케시 12

모두 하고 있습니까

기타노 다케시(北野武)가 각본을 쓰고 감독 및 출연까지 한 '모두 하고 있습니까'(みんな∼やってるか! 1994년)는 슬랩스틱 코미디, 성적 농담과 각종 영화의 패러디로 가득 찬 코미디다.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의 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낸 작품이지만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 영화와 일본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패러디하는 등 일본색이 강해 이를 모르면 헛웃음만 나온다. 이야기는 주인공 아사오(이즈카 미노루 飯塚実)가 여자와 카섹스를 해보려고 멀쩡한 할아버지의 장기를 팔아 자동차를 사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아사오는 은행강도, 배우, 야쿠자 킬러 등 우여곡절 끝에 여러 가지 일을 전전하며 급기야 투명인간과 파리인간으로 변신한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

고하토

'감각의 제국'을 만든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1999년 '고하토'(御法度)를 만들때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3년간 투병했지만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그런지 위로 쳐다보거나 앉은 키에 맞춘 앵글이 많다. 이 작품은 19세기말 사무라이 집단인 신선조에서 일어난 동성애 사건을 그렸다. 칼과 충절만 아는 사무라이에게도 사랑이 존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시마 감독은 동성애로 대답했다. 교도소나 병영처럼 남자들만 모여 있는 곳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오시마 감독은 이성애자들이 보기에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는 소재를 미묘하게 표현했다. 주로 행동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했다. 어찌보면 더 소름끼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오시마 감독의 사랑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16 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