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디즈니 49

인어공주 (4K 블루레이)

디즈니에서 28번째로 만든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The Littel Mermaid, 1989년)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과거에 '백설공주' '피노키오' '피터팬' 등 히트 애니메이션을 줄줄이 내놨던 디즈니스튜디오는 1980년대 들어 위기를 맞는다. 1966년 월트 디즈니 사망 이후 버팀목이 돼주었던 '나인 올드멘'(9 old men)으로 불린 초창기 히트작들을 그려낸 애니메이터들이 줄줄이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부서 폐쇄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 이때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는 1984년 파라마운트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던 제프리 카젠버그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첫 작품이 바로 '인어공주'다. 이 작품을 계기로 디즈니의..

픽사 단편 3 (블루레이)

디즈니에서 내놓은 '픽사 단편 3'(Pixar Short Films Collection 3, 2018년)는 이름처럼 픽사 스튜디오에서 만든 11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모아놓은 타이틀이다.그동안 1,2편이 나왔고 지난해 3번째 모음집이 나왔다. 픽사는 손그림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이 발달해 예전 1, 2편에 비해 그림이 훨씬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바뀌었다.무엇보다 곡선의 표현과 캐릭터 움직임이 초기 '토이 스토리'와 비교해 보면 아주 부드럽다. 색상도 빛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 그러데이션 표현이 아주 자연스럽다.덕분에 11편의 단편들은 어느 하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그래픽이 뛰어나다. 새삼 픽사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과 스토리 텔링의 우수함을 느낄 수 있다.각 ..

벅스 라이프(블루레이)

지금은 디즈니와 합친 픽사 스튜디오는 컴퓨터 그래픽의 예술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그 시작이 '토이 스토리'였다. 픽사를 만든 존 라세터 감독의 토이스토리는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즉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분야인지를 실증한 작품이다. 그리고 전작의 콤비인 존 라세터와 앤드류 스탠톤이 공동 감독한 '벅스 라이프'(A Bug's Life, 1998년)는 토이 스토리의 성공이 어쩌다 우연히 터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 두 번째 작품이다. 벅스 라이프는 곤충들의 세계를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다. 못된 메뚜기떼에게 조공을 받치며 살아가던 개미들이 메뚜기들의 학정을 견디다 못해 외부에서 일종의 용병 같은 다른 곤충들의 힘을 빌려 자유를 찾는 내용이다. 이..

코코 (블루레이)

리 언크리치 감독의 애니메이션 '코코'(Coco, 2017년)는 디즈니 작품 치고는 독특하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세계를 다뤘다. 보통 사후세계라면 어둡고 음산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작품이 다룬 사후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다. 오히려 생활고에 찌든 산 자들의 세계보다 먹고 살 걱정이 없어 그런지 더 화사하다. 사후세계를 이렇게 묘사한 것은 멕시코의 전통 풍습에 기인한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전통인 '죽은 자들의 날'에서 소재를 빌려왔다. 죽은 자들의 날은 매년 10월 31일에서 11월 2일까지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는 멕시코의 명절이다. 이 기간에 사람들은 묘지를 찾아가 꽃과 등불로 장식을 한 채 음식을 먹으며 죽은 사람들을 추억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이때..

신데렐라 (블루레이)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만든 '신데렐라'(Cinderella, 2015년)는 '말레피센트'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정글북'과 함께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했던 작품들을 실사로 다시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내용은 그림 형제의 동화를 읽지 않았더라도 워낙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 널리 알려져 있다. 계모의 구박을 받던 신데렐라가 요정의 도움으로 하룻밤 공주처럼 변신해 왕자의 무도회에 참가한 뒤 왕자의 아내가 되는 이야기다. 왕자는 무도회장에 흘린 유리구두의 임자를 찾아 사라져 버린 신데렐라를 다시 만나게 된다. 졸지에 하룻밤에 무도회가 사람 팔자를 바꿔 놓는 이야기 덕분에 벼락출세를 한 사람에게 곧잘 신데렐라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재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