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릴린 먼로 10

돌아오지 않는 강 (블루레이)

오토 프레밍거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 1954년)은 섹시 심벌 마릴린 먼로가 나오는 이색 서부극이다. 왠지 서부극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먼로가 술집을 떠도는 가수 역으로 등장해 극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야기는 배신과 복수, 돈과 여인이 얽히는 정통 서부극의 본류를 충실히 따른다. 진짜인지 아닌 지 영화는 끝까지 설명을 하지 않지만 금광 소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도박꾼은 여인과 자신을 구해준 은인마저 배신하고 저 혼자 잘 살자고 떠나간다. 이를 주인공이 여인과 함께 찾아가서 혼내주는 내용이다. 액션도 정통 서부극처럼 우직하다. 스파게티웨스턴이나 요즘 액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싱거울 수 있지만 억센 팔뚝 하나에 의지해 그레코로망형 레슬링을 하듯 엎치락 뒤..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블루레이)

마릴린 먼로가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이후 선택한 영화가 진 네글레스코 감독의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How to Marry a Millionaire, 1953년)이다. 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나이 직업 불문하고 부자와 결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성을 연기했다. 내용은 세 명의 여성들이 부자들과 결혼하는 것을 목표로 벌이는 좌충우돌 연애담이다.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스크루볼 코미디로, 다양한 인물 군상이 얽혀 돌아가는 상황극 속에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통해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에서 먼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바보같을 정도로 어수룩하면서 몸매 좋은 순진녀로 나온다. 그 바람에 먼로는 백치미의 섹시심벌 이미지가 굳어졌다. 먼로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블루레이)

195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는 지금도 섹시 심벌로 꼽힌다. 그를 섹시스타로 부상하게 해 준 영화가 바로 하워드 혹스 감독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 1953년)라는 작품이다. 53년도에 나왔으니 무려 59년전 작품인데도, 지금 다시 봐도 철철 넘치는 먼로의 매력에 왜 그가 섹시심벌이 됐는 지 쉽게 수긍이 간다. 혹스 감독은 이 작품에서 먼로를 철저히 바비 인형같은 캐릭터로 그려 놓았다. 물결처럼 구비치는 금발과 게슴츠레하게 뜬 눈과 붉은 입술, 그리고 육감적인 몸매, 졸린 듯 나긋나긋 흘러나오는 목소리까지 먼로의 자태는 남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혹스 감독은 외모 뿐 아니라 먼로의 극중 배역이 약간 바보같으면서도 순진무구해 남성의 보호본..

뜨거운 것이 좋아 (블루레이)

빌리 와일더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 1959년)은 무려 53년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재미있다. 두 명의 악사가 갱단의 살인현장을 목격한 뒤 쫓기면서 살아남기 위해 여장을 하고 여성밴드에 들어가 벌이는 소동을 다뤘다. 스토리를 따라 흘러가며 엎치락 뒤치락 벌어지는 소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인 이 작품은 2000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코미디 100편 가운데 1위를 했다. 그만큼 각본까지 쓴 빌리 와일더 감독의 연출이 훌륭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존재는 마릴린 먼로다. 당시 먼로는 세 번째 남편인 극작가 아더 밀러와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다. 여기에 로렌스 올리비에와 촬영한 전작인 '왕자..

버스정류장

'버스정류장'(Bus Stop, 1956년)은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끈 작품이다. 이전까지 섹스심벌로 이름을 알린 먼로는 처음으로 직접 프로덕션을 차려 영화를 제작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이 영화다. 감독은 뮤지컬 '남태평양'을 만든 조슈아 로건(Joshua Logan), 촬영은 이전 작품인 '7년 만의 외출'에서 먼로의 몸매를 훑었던 밀튼 크레이스너가 맡았다. 내용은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물이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섹스심벌 먼로의 모습과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반가운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무려 50년 전 작품인 만큼 화질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지글거리는 것은 물론이고 잡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