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크 러팔로 10

조디악 (감독판 블루레이)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조디악'(Zodiac, 2007년)은 미국판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다. 1960~70년대 미국에서 실제 일어났던 연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기자와 형사들의 이야기다. 살인의 추억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극적인 이야기를 추가해 만들었다면, 핀처 감독의 '조디악'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만큼 사실에 집착했다. 그만큼 이야기는 진중하며 무겁다. 다만 두 작품 모두 누구인지 모르는 범인에 대한 추측으로 영웅시하거나 극적 과장을 하지 않는 대신 희생자와 추적자들에게 집중해 범죄의 심각성과 사건 해결에 대한 의지를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범인의 잔혹한 범죄 행각이 희생자뿐 아니라 이 사건에 얽힌 많은 사람들의 삶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비긴 어게인 (블루레이)

'비긴 어게인'(Begin Again, 2013년)은 두 남녀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를 음악에 실은 감동적인 영화 '원스'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의 작품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음악을 매개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내용은 뉴욕의 한 복판에서 만난 퇴락한 음반 프로듀서와 무명의 가수가 의기투합해 음반을 만드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사랑의 아픔과 소중한 인연의 만남 등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일상의 평범함이 의미를 갖게 된다"는 대사가 가슴에 와닿는다. '원스' 만큼 가슴을 파고드는 감동이나 진중한 느낌은 덜하지만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든 캐릭터와 음악이 '원스'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한때 밴드 활동을 했던 존 카니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잘 녹..

스포트라이트 (블루레이)

2001년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는 지역의 가톨릭 교구 사제들이 아동들을 성추행했다는 사건을 보도했다. 1976년부터 무려 30년 가까이 80여명의 아이들이 성추행 당한 사건으로, 추기경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 보도의 파문은 컸다. 관련 당사자들은 파문을 당했고 일부는 감옥에 갇혔으며 천주교에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무려 30년 가까이 묻혔던 진실을 파헤친 것은 보스턴글로브 내 4명으로 구성된 탐사보도팀 스포트라이트였다. 각본과 연출가지 맡은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 2015년)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다. 감독은 4명의 기자들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게 쫓으며 영상으로 보여줬다. 얼핏보면 기자들이 증인들을 만나 신..

폭스캐처 (블루레이)

1996년 1월26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다. 한 중년 남성이 또다른 남성을 아무 이유없이 권총으로 쏴 죽인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묻지마' 살인이다. 놀라운 것은 사건보다 피해자와 범인이다. 피해자는 LA올림픽 레슬링 부문 금메달리스트인 데이브 슐츠. 살해범은 놀랍게도 억만장자인 존 듀폰이었다. 바로 케블러라는 특수섬유를 개발한 세계적인 화학기업 듀폰의 창업주 4대손이다. 레슬링을 좋아해서 미국 레슬링협회를 적극 후원했던 존 듀폰은 엄청난 규모의 펜실베니아 자택에 레슬링 훈련장을 지어놓고 사설 레슬링팀까지 운영했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데이브 슐츠를 코치로 초빙해 88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사설 레슬링팀의 훈련을 맡겼다. 그런데 왜 존 듀폰은 갑자기 데이..

비긴 어게인

'원스'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의 '비긴 어게인'(Begin Again, 2013년)은 두 남녀의 애잔한 사랑과 음악 이야기로 감동을 준 '원스'(http://wolfpack.tistory.com/entry/원스-SE)의 후속작 같은 영화다. 인물과 이야기는 다르지만 음악을 매개로 맺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점이 닮았다. 내용은 뉴욕의 대도시 한 복판에서 이제는 퇴락한 음반 프로듀서와 무명의 가수가 의기투합해 음반을 만드는 이야기다. '원스' 만큼 가슴을 파고드는 감동이나 진중한 느낌은 덜하지만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든 캐릭터와 음악이 '원스'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한때 음반 작업을 했던 존 카니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잘 녹여내 꽤나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자연스런..

영화 2014.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