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극 '아멜리아'(Amelia, 2002년)는 에드아르드 록이라는 위대한 안무가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돋보기에 만든 작품이다. 9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1시간가량 펼치는 이 공연은 영상을 위해 제작된 현대 발레다. 엄밀히 말하면 발레라고 한정 짓기 힘들 만큼 현대 무용과 체조, 마임 등이 뒤섞여 있으며 다분히 영상을 위한 카메라 워크와 조명이 적절하게 가미됐다. 즉 이 작품은 무대 위에서 공연용으로 제작된 게 아니라 아예 상영을 목적으로 만든 영상물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발레 공연이라면 보기 힘든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안무가가 강조하는 메시지와 느낌을 전달한다. 마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서부극을 보는 것처럼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얼굴을 크게 잡거나 부감샷을 통해 무용수들이 그려내는 도형 같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