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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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발키리 (블루레이)

폰 슈타우펜베르그 대령이 1944년 7월20일에 시도한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은 독일군 내에서 일어난 레지스탕스 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히틀러는 롬멜 장군 등 음모에 가담한 장군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독일군은 보복이 두려워 히틀러 앞에서 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그런 분위기가 독일의 패망에 일조를 한 셈이다. 무의미한 역사적 가정이지만, 만약 슈타우펜베르그의 암살 시도가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전후 독일은 분단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전쟁이 더 빨리 끝났을 수도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역사적인 7.20 사건을 '작전명 발키리'(Valkyrie, 2008년)라는 영화로 만들었다. 비교적..

말리와 나 (블루레이)

개를 아주 좋아하고, 오래도록 키웠다면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말리와 나'(Marley & Me, 2008년)는 가슴 찡한 작품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유명 칼럼니스트 조니 그로건이 쓴 책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강아지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 가족과 생을 함께 한 어느 개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개인 말리는 말썽꾸러기에 장난이 심하지만, 가족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주는 사람 못지 않은 큰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당연 등장 인물들보다 개에게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말리는 라브라도 리트리버 종. 워낙 사람을 잘 따르고 영리한 개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 연기를 정이 가게 했다. 특히 15년 동안 진돗개를 키운 경험이 있어서 개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유달리 공감이..

진주만 (블루레이)

태평양 전쟁의 시작을 알린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은 사실 실패한 작전이었다. 당시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미 하와이의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항공모함들을 격멸하기 위해 이 작전을 기안했다. 거함 거포주의가 일본 해군을 지배하던 시절, 야마모토 제독은 항공 전력이 바다에서 승패를 가를 것을 예견하고 미 항공모함을 제 1의 목표로 삼았던 것. 하지만 미 해군의 운이 엄청 좋아서 진주만 기습 당시인 1941년 12월 8일 미 항공모함들은 모두 진주만을 떠난 상태였다. 그래서 작전 종료 후 야마모토 제독은 미 항모가 건재한 것을 알고 "잠자는 거인을 깨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어찌됐든 미국으로서는 전쟁에 참여할 명분을 준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었다. 언제나 '팍스 아메리카나' 선봉에 선..

우드스탁 페스티벌 (블루레이)

8월15일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우리에게는 광복절이고, 문화사적으로는 히피 문화의 절정을 알린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40년전에 열린 날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1969년 8월 15일 미국 뉴욕주 베델에 위치한 맥스 야스거의 농장에서는 사흘 동안 거대한 콘서트가 열렸다. 존 바에즈, 산타나, 마운틴, CCR, 더 후, 제퍼슨 에어플레인, 제니스 조플린 그리고 위대한 지미 헨드릭스까지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여서 자유와 평화와 사랑을 노래했다. 당시 미국은 젊은이들 사이에 강제 징집돼 베트남전에 끌려가 무의미한 죽음을 강요당하는 정치 상황에 대한 반전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 그 중심에는 소위 '플라워 무브먼트'라 불리는 히피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히피 문화는 대마초와 프리 섹스 때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블루레이)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물었던 '봄날은 간다'가 이상이었다면,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하는 이 작품은 현실이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9년)는 '영원히 완벽한 사랑은 없다'는 평범하면서도 무서운 진리를 이야기한다. 주인공 벤자민(브래드 피트)은 노인으로 태어나 청년으로 인생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연인의 늙어가는 모습을 봐야하고 남들처럼 아빠 노릇을 하기도 힘들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과 인생이 엇갈리는 순간 남는 것은 불행 뿐이다. 결국 남과 다른 삶은 고통이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랄드의 단편 '재즈이야기'를 훌륭한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