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새뮤얼 잭슨 19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마크 밀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년)는 참으로 유쾌한 영화다. 고전적인 스파이 영화의 서사 구조에 현대적 액션을 가미했다. 그만큼 첩보물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본' 시리즈나 '킬 빌' 같은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신화와 고전 영화들의 결합이다. 영국인들에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전설인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를 차용한 킹스맨 집단이 펼치는 모험은 곳곳에 유명 영화들과 고전 영화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배치했다. 엄마가 화장실 문을 도끼로 때려부수는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의 유명한 영화 '샤이닝', 각국 정상들의 비상 회의 장면은 역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악당의..

영화 2015.02.19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블루레이)

미국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페이퍼클립'이라는 작전을 실시한다.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첩보국(OSS)이 추진한 이 작전은 나치 독일의 과학자, 기술자, 의사 등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작전이다. 여기에는 순수한 학자들도 있었지만 나치 독일에 적극 협력한 부역자들도 있었고 심지어 자발적 나치 당원과 친위대원, 악질적인 고문기술자들도 있었다.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 추적에 일조한 클라우스 바르비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거의 전범급 인물들이다보니 버젓이 미국으로 데려오는게 쉽지 않아서, 몰래 빼내오기 위한 신분 세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새로 만든 경력을 끼워 넣는다는 의미의 페이퍼클립이라는 작전명이 붙었고, 몰래 데려와야 해서 오버캐스트 작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때 미국이 데려온 폰 브라운과 과..

장고 : 분노의 추적자 (블루레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 2012년)는 주인공 이름과 주제가만 빌려 왔을 뿐 이탈리아 감독 세르지오 코르부치가 1966년에 만든 원작인 '쟝고'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따라서 코르부치의 원작 서부극을 봤다면 깨끗이 잊어버리고, '펄프픽션' '킬 빌' 등 재기 넘치는 타란티노식의 퓨전 서부극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 타란티노 감독이 이 작품에서 겨냥한 것은 노예제에 뿌리를 둔 미국의 인종 차별이다. 내용은 도망 노예 신분에서 현상금 사냥꾼이 된 흑인 장고가 어디론가 팔려간 아내를 찾고 못된 백인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장르는 서부극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도사리고 있다. 노예 인신매매부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모임인 큐클럭..

장고 : 분노의 추적자

1970년대 흑백TV 시절, '주말의 명화' 시간에 본 '쟝고'(http://wolfpack.tistory.com/entry/쟝고)는 기존 서부극과 많이 달랐다. 외래어 표기법 대로라면 '장고'가 맞지만 국내 개봉 제목은 '쟝고'(Django, 1966년)였다. 이탈리아의 좌파 감독 세르지오 코르부치가 만든 이 영화는 시작부터 음침하고 기괴한 주인공이 관을 끌며 나타났다. 영웅의 풍모가 풍겼던 기존 서부극 주인공과 달리 기괴한 느낌을 주던 주인공은 관 속에서 기관총을 꺼내 낙엽쓸 듯 적을 휩쓸었다. 거기에는 정통 서부극의 1 대 1 대결 대신 집단 학살극이 있었고, 처절하게 짓이겨진 주인공 위로 유명한 루이스 바칼로프가 만든 주제곡이 흘렀다. 프랑코 네로가 연기한 주인공과 무시무시한 기관총, 여기에 멋드..

영화 2013.03.23

다이하드3 (블루레이)

'다이하드3'(Die Hard With A Vengeance, 1995년)는 이 시리즈 가운데 가장 실망스런 작품이다. 특히 훌륭한 작품인 1편을 만든 존 맥티어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미쳐 더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1편에서 보여준 밀실이나 다름없는 제한된 공간에서 총격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 장점이 사라졌다. 뉴욕이라는 탁 트인 공간을 배경으로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이 공간을 옮겨가며 정신없이 펼치는 산만한 추격전은 긴장감을 떨어뜨린 것은 물론이고 액션의 강도도 높지 않았다. 내용은 폭탄테러범을 가장한 악당들이 뉴욕에서 준동하자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한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활약을 다뤘다. 재미있게도 악당 두목을 1편의 나카토미 빌딩을 점거한 한스 글로버의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