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성룡 8

용쟁호투 (블루레이)

올해는 이소룡이 태어난 지 70주년 되는 해다. 1940년 11월27일생인 그가 만약 살아 있다면 그는 70세 노인이 됐을 것이다. 1970, 80년대에 학교를 다닌 대부분의 남학생들에게 이소룡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영웅이었다. 이소룡이 활동한 70년대 중반에는 국민학생이어서 그의 영화를 제대로 못봤지만, 중학교를 다닌 80년대 초반까지도 국내에서는 이소룡 영화가 상영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이소룡이 나오는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중학교 1학년때인 1980년이었다. 이미 이소룡이 죽은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당시 동시 상영관에서는 이소룡의 '사망유희'와 '정무문' 등을 열심히 틀어줬다. 그의 영화가 사람들을 열광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배우이기 이전에 진정한 무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절권도라는 무예..

쿵푸팬더 (블루레이)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Kung Fu Panda, 2008년)는 보편적 진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감독이 동물들의 입을 빌려 주장하는 것은 '꿈을 위해 노력하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보편적 진리다. 당연한 얘기를 지루하지 않도록 동물들이 펼치는 아기자기한 쿵푸 속에 재미있게 녹여넣은 것은 제작진의 공로다. 특히 호랑이, 사마귀, 뱀, 원숭이, 학 등 다양한 동물들을 통해 쿵푸의 특성을 잘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아울러 그래픽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회색털이 드문드문 섞인 팬더의 털이 하늘하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은 마치 실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만큼 컴퓨터 그래픽이 정교하고 세밀하다. 여기에 화려한 색감까지 더..

BB프로젝트

성룡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게된 것은 1978년에 나온 '취권'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성룡은 영화에 숱하게 출연했다. 이소룡의 영화 '정무문'(72년), '용쟁호투'(73)에도 단역으로 나오지만 그가 성룡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취권' '사형도수'의 히트 이후였다. '취권'이후 어언 28년. 무려 강산이 세 번 바뀔 만한 시간이니, 성룡이 변하지 않았다면 말이 안된다. 진목승 감독의 'BB프로젝트'(Project BB, 2006년)는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간 야속한 세월을 성룡의 얼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더벅머리 청년이 눈꺼풀이 가라앉기 시작한 50대 중년 아저씨가 됐다. 성룡은 이 작품에서 고천락과 콤비를 이뤄 도둑으로 나온다. 유괴를 의뢰받고 아기를 데려온 두 사람이 아기에게 정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