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안젤리나 졸리 18

마이티 하트

2002년 1월, 파키스탄에 머물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남아시아 지국장 대니얼 펄이 탈레반 지도자를 인터뷰하러 갔다가 실종됐다. 당시 프랑스 라디오 소속 기자로 남편과 함께 파키스탄에 체류 중이던 부인 마리안 펄은 미국 및 파키스탄 정부와 함께 남편을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한 달여 뒤, 비디오테이프가 배달되면서 마리안의 희망은 산산조각났다. 유대인이었던 대니얼 펄은 처참하게 참수 당한 뒤 10조각으로 토막났다. 혼자서 아이를 낳아 키우던 마리안 펄은 남편의 죽음을 책으로 써서 펴냈고, 이를 영화화한 작품이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마이티 하트'(A Mighty Heart, 2007년)이다. 윈터바텀 감독은 펄 기자를 찾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담담하게 그렸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솔트 (블루레이)

필립 노이스 감독의 '솔트'(Salt, 2010년)는 여성판 '본' 시리즈다. '툼 레이더'의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가 여성 공작원 솔트 역을 맡아 남성 액션스타 못지 않은 화끈한 연기를 선보인다. 졸리는 인상이나 몸 동작이 확실히 여전사에 잘 어울린다. 내용은 미국에 침투한 이중 스파이가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려는 악당들의 음모를 막는 이야기다. 시종일관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졸리의 탁월한 액션 연기가 조화를 잘 이뤘다. 여기에 '긴급 명령' '패트리어트 게임' 등 라이언 시리즈를 맡았던 필립 노이스 감독의 탄탄한 연출도 한 몫했다. 졸리가 달리는 트럭 위로 몸을 날리고, 높은 건물에 매달린 채 추격을 피하거나 오토바이를 잡아 채 달아나는 장면 등은 '미션 임파서블'이나 '본' 시리..

투어리스트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관계를 다루고 있다. A라는 존재가 B 또는 다수의 존재와 맺어진 관계 때문에 이야기가 생겨난다. 따라서 관계의 본질을 파악해야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관계란 이야기의 시작이요 끝이다. 플로리언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라는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긴 이름을 가진 감독이 만든 '투어리스트'는 기차간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풀어가는 드라마다. 두 사람이 왜 만났을까, 어떻게 만났을까, 그리고 어떻게 될까를 고민하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마치 우연처럼 만난 두 사람이 겪는 모험담은 관계의 본질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다보니 시종일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감독은 추리극의 기술을 빌려 관계의 본질을 살짝 감춰놓아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꼼수를 ..

영화 2010.12.11

솔트

필립 노이스 감독의 '솔트'(Salt, 2010년)는 기대하지 않았으나 의외로 재미있게 본 영화다. 여자 공작원 솔트의 활약을 다룬 이 작품은 여성판 '본' 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등 본 시리즈는 맷 데이먼의 화끈한 액션과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액션 스릴러다. 이 작품 역시 본 시리즈처럼 숨 막히는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시종일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 중심에는 역시 여전사 이미지가 탄탄한 안젤리나 졸리가 있다. '툼 레이더' '원티드'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등 액션물에서 여전사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 작품에서도 달리는 자동차로 건너 뛰고 벽을 타는 등 남자 배우 못지 않은 격렬한 액션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물론 그의 ..

영화 2010.08.21

쿵푸팬더 (블루레이)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Kung Fu Panda, 2008년)는 보편적 진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감독이 동물들의 입을 빌려 주장하는 것은 '꿈을 위해 노력하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보편적 진리다. 당연한 얘기를 지루하지 않도록 동물들이 펼치는 아기자기한 쿵푸 속에 재미있게 녹여넣은 것은 제작진의 공로다. 특히 호랑이, 사마귀, 뱀, 원숭이, 학 등 다양한 동물들을 통해 쿵푸의 특성을 잘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아울러 그래픽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회색털이 드문드문 섞인 팬더의 털이 하늘하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은 마치 실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만큼 컴퓨터 그래픽이 정교하고 세밀하다. 여기에 화려한 색감까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