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안젤리나 졸리 18

원티드 (블루레이)

이름도 어려운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원티드'(Wanted, 2008년)는 스타일리쉬 액션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액션은 슬로 모션이 적당히 가미돼 마치 한 편의 군무를 보는 것처럼 현란하다. 총을 이용한 무술인 건 카터를 선보인 '이퀄리브리엄', 총알을 피하는 현란한 몸 동작이 특징인 '매트릭스'의 계보를 이을 만 하다. 특히 압권은 총알로 커브를 그리는 것. 마치 사이드 와인더 투수처럼 총을 옆으로 흩뿌리면서 발사하면 총알이 장애물을 피해 휘어져 날아간다. 다분히 만화적인 발상과 액션이 눈을 자극하는 작품. 아닌게 아니라 원작이 마크 밀러와 JG 존스의 만화다. 내용은 오래된 길드 조직에서 발전한 암살단이 벌이는 기막힌 싸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없이 즐겁게 눈으로만 쫓..

베오울프 감독판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의 '베오울프'(Beowulf, 2007년)는 영화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사람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디지털 배우들만 나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짜 배우들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힘들만큼 디테일이 뛰어나다. 저멕키스 감독은 전작인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활용한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이번 작품에도 도입해 안소니 홉킨스,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등 유명 스타들을 디지털로 똑같이 복제했다. 심지어 실제 배우의 모습을 목소리만 살리고 외모는 감독이 마음대로 뜯어고쳐 버렸다. 바로 주인공인 레이 윈스톤이 그런 경우다. 배가 불룩 튀어나오고 둥글둥글한 얼굴형의 아저씨인 윈스톤은 영화 속에서 2미터 가까운 거구의 근육질 몸매와 강인한 턱이 인상적인 기름한 얼굴로 바뀌었다..

굿 셰퍼드

이번에는 로버트 드 니로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손을 잡았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제작하고 로버트 드 니로가 감독한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 2006년)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활동한 CIA 요원의 삶을 다루고 있다. 1961년 CIA가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정부를 뒤엎기 위해 피그스만을 침공했다가 실패한 사건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주인공 에드워드(맷 데이먼)의 삶을 통해 가족까지 등을 돌려야 하는 냉혹한 스파이들의 세계를 다뤘다. 액션과 여자에 초점을 맞춘 '007' 시리즈보다 스파이들의 숨막히는 긴장관계를 다룬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에 가까운 작품. 당연히 액션과 볼거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연출 호흡은 어찌나 유장하던지, 스릴러나..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Mr & Mrs Smith, 2005년)는 어른들을 위한 결혼에 대한 우화다. 영화 속 주인공인 스미스 부부(브래드 피트 Brad Pitt &앤젤리나 졸리 Angelina Jolie)는 연애시절 달콤한 사랑을 꿈꾸며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신혼을 거쳐 어느덧 5~6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무감각해지는 권태기를 맞는다. 둘 다 직업이 킬러여서 서로를 터놓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점도 한 몫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돌파구가 되는 것은 직접적인 충돌이다. 영화는 부부의 갈등을 총과 주먹을 사용하는 극단적 방법으로 해결한다. 쌓이고 쌓인 서로에 대한 감정을 온 집안을 날려버릴 만큼 강렬한 총격전과 죽일 듯 주먹을 주고받는 화끈한 부부싸움으로 분출한다. 현실에서 결코 이뤄지기 힘든 일..

식스티 세컨즈

도미니크 세나(Dominic Sena) 감독의 '식스티 세컨즈'(Gone In 60 Seconds, 2000년)는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영화답게 요란한 볼거리로 승부한다. 어떤 차도 60초 안에 훔치는 전설적인 자동차 도둑(니컬라스 케이지 Nicolas Cage)이 악당에게 위협받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명차 50대를 하룻밤새 훔치는 내용이다. 당연히 사람보다 자동차가 주인공이어서 화보에서나 봤던 명차들을 줄줄이 구경할 수 있다. 원래는 1974년 만든 B급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그런데 감독이 액션보다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야기가 늘어진다. 본격적인 볼거리는 1시간 40분쯤 경과한 시점에 등장하는 니컬라스 케이지의 도주장면부터다. 이후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과 점프 장면은 그런대로 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