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599

2012(4K 블루레이)

예전에 미 우주항공국(NASA)은 최악의 SF 영화로 '2012'(2009년)를 꼽았다. 재난 영화 전문가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태양의 이상 활동으로 중성미자가 증가하면서 지구에 과도하게 쏟아진 중성미자가 지구의 핵을 끓어오르게 만들어 지각이 제멋대로 흔들리고 화산 폭발, 해일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해 인류가 멸망하는 내용이다. 개봉 당시 영화를 본 사람들이 실제로 인터넷 등을 통해 걱정을 쏟아내자 NASA에서 영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NASA가 이 작품을 최악의 SF 영화로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NASA는 태양의 중성미자가 전파 수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구의 핵을 녹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블루레이 부록에서 자연재해를 경고하기 위해..

미지와의 조우(4K 블루레이)

'ET' '인디아나 존스' 등을 보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꿈 꾸는 소년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린 시절 공상같은 이야기들을 영화로 풀어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70, 80년대까지 UFO의 존재를 믿었다고 한다. 단순히 호기심 차원이 아니라 아주 깊숙히 빠져들었는데, 그의 그런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ters of The Third Kind, 1977년)다. 이 작품은 기존 작품들이 UFO를 침략자나 공포의 대상으로 다룬데 반해 우호적이며 진보적인 존재로 그렸다. 그만큼 UFO를 외경스런 존재로 봤던 스필버그 감독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스필버그 감독은 UFO를 쫓는 순수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을 통해 미지..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는 전쟁 (블루레이)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드디어 3D로 진화했다. 1편의 감독 폴 앤더슨이 다시 돌아와 메가폰을 잡은 4편 '레지던트 이블: 끝나지 않는 전쟁'(Resident Evil: Afterlife, 2010년)은 제작진이 작심하고 만든 3D 영화다. 이 작품의 3D는 영화 '아바타'의 3D를 담당한 페이스사에서 만들었다. 촬영 또한 3D를 고려해 섬세한 장면 구성을 했다. 따라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바타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아바타도 그다지 훌륭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 작품은 그보다 더 떨어진다. 어차피 게임에서 모티프를 빌려온 만큼 내용의 의미전달보다 요란한 액션을 통한 아드레날린 분출이 목적인 영화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철저히 오락성에 충실하다. 전편에..

와호장룡(4K 블루레이)

호랑이는 발톱을 감춘 채 숲에 누웠고, 여의주를 품은 용은 구름 속에 몸을 숨겼다. 그렇게 누운 호랑이(臥虎)와 숨은 룡(藏龍)이 만나 벌인 싸움은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이안 감독의 수작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년)은 참으로 아름다운 무술영화다. 원작은 왕두루의 동명 소설. 내용은 강호에 은거한 무술 고수와 속세에 잠복한 여걸의 싸움을 다룬 무협물이다. 그러나 단순 칼부림에 그치는 무협물이 아니라 남녀 간의 애닲은 사랑이 수놓인 드라마다. 특히 이안 감독 특유의 심미안이 액션에도 그대로 녹아나 주윤발과 장쯔이, 양자경이 허공을 가르며 벌이는 대결은 마치 한 편의 무용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여기에 장엄하면서도 서정적인 탄둔의 음악이 물흐르듯 깔리..

레지던트 이블3(4K 블루레이)

처음 1편을 봤을 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액션영화로서도 부족하고 좀비영화로서도 아쉬움이 남았고, 원작인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하자드'와 비교하면 더더욱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2편에서 액션을 강화해 재미를 보더니 드디어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인류 멸망 이후의 미래 세계까지 다루는 3편이 등장했다. 러셀 멀케이 감독이 만든 3편 '레지던트 이블 3 - 인류의 멸망'(Resident Evil: Extinction)은 제목 그대로 사람을 좀비로 만든 T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쓴 뒤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T바이러스를 만든 엄브렐러사와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볼거리는 여전사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밀라 요보비치의 액션이다. 2편처럼 수십 미터 빌딩을 수직으로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