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5년)를 DVD로 3번 봤다. 재미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1,200만명이 넘게 본 이유를 찾고 싶어서였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과 느낌이 다른 만큼 많이 봤다고 무조건 재미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절로 그렇게 됐다. '황산벌'과 '왕의 남자' 두 편만 보고 단정짓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지만(현재까지 감독한 작품이 세 편 뿐이니 어쩔 수 없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세계는 깊이가 얕다. 줄거리 위주의 이야기 흐름과 말초적인 대사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그만큼 쉽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자극한다. 황당한 몸짓과 언어유희로 금방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개그콘서트'처럼 말이다. 대신 사회 구조와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인간 관계를 고찰하려는 진지한 자세는 없다. '왕의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