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니 뎁 19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LE)

옛날부터 해적은 낭만과 모험의 대명사였다. 해적 하면 의례히 어딘가 몰래 숨겨놓은 보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적들은 여러 작품 속에서 실상과 달리 쾌활하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루이스 스틴븐슨의 소설 '보물섬'부터 타이론 파워가 등장하는 흑백 해적 영화들,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컷스로트 아일랜드' 등 '피터팬'을 제외하고는 해적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많지 않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마찬가지. 뻔한 이야기를 3편까지 울궈먹은 이 시리즈는 보물 대신 복수와 사랑이라는 테마로 3편까지 끌어 왔다. 3편은 전세계 해적들이 연합해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는 동인도회사에 맞서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복수와 배신, 음모가 횡행한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볼거리가 많다는 점..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 (SE)

전편과 마찬가지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속편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Pirates of the Caribbean-Dead Man's Chest)은 전편보다 한층 스케일이 커졌다. 전형적인 '보물섬' 스타일의 이야기에 유령선과 바다괴물 이야기가 겹쳐 재미도 늘었다. 내용은 해적선 블랙 펄 호의 선장 잭(조니 뎁)이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호의 선장 데비 존스(빌 나이)에게 쫓기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윌(올랜도 블룸)과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가 뛰어들어 어딘가에 묻혀있는 망자의 함을 찾는 모험이 벌어진다. 유령과 바다괴물 등 ILM이 작업한 볼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여기에 양념처럼 얹힌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아쉬운 점은 영화가 줄거리상 미완성이라는 점..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Roald Dahl)이 1964년 쓴 동화를 기발한 상상력을 지닌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이 영화로 만든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2005년)은 물감 공장 같은 작품이다. 그만큼 색이 현란하다. 화려한 영상과 더불어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와 재미있는 캐릭터들은 어렸을 적 읽던 동화책을 떠오르게 한다. 언제나 그렇듯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배역을 소화해 내는 조니 뎁(Johnny Depp)은 물론이고 다양한 개성을 지닌 아이들까지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아울러 대니 엘프만이 만든 만화영화 노래 같은 경쾌한 노래들도 뮤지컬처럼 영화의 재미를 거들었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 가운데 수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슈퍼비트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Once Upon A Time In Mexico, 2003년)는 영화를 만화와 오락처럼 극단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체로 생각하는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게임과 만화처럼 주인공들은 날고뛰며 총을 난사한다. 영상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만화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볼 수 있다. 마치 피터 잭슨의 '데드 얼라이브'가 잔혹한 영상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작품 역시 '엘 마리아치' '데스페라도'처럼 떠돌이 기타리스트 마리아치가 주인공이다. 1편을 제외하고 2, 3편은 뛰어난 노래와 기타 연주 실력을 선보인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가 주인..